디렉토리분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601599
한자 歲時風俗
영어의미역 Annual Customs
이칭/별칭 세사,세시,월령,시령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북도 김제시
집필자 문이화

[정의]

전라북도 김제 지역에서 한 해를 단위로 일정한 시기에 관습적·주기적·전승적·반복적·의례적으로 거행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행위.

[개설]

세시풍속이란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관습적으로 행하는 주기적인 생활 풍속을 말한다. 예부터 이를 ‘세시(歲時)’, ‘세사(歲事)’, ‘월령(月令)’, ‘시령(時令)’ 등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의 변화가 분명하여 계절에 따라 세시행사를 행하였다. 농경에 알맞은 계절에 따른 자연력(自然曆)에 따라서 이루어졌으며, 이것이 태음력이 사용되면서부터는 태음력의 절기에 맞춰서 세시행사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태음력에 따르는 세시행사는 1885년에 태양력을 사용하기 시작했어도 민간에서는 여전히 오랜 관습에 따라 태음력에 의한 세시를 행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농경사회에서는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관습적이며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독특한 생활 행위가 있었는데, 이것이 생업 활동과 관계를 맺으면서 연중 중요한 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김제 지역은 전통적으로 농경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사회였기 때문에 자연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자연의 변화를 농경 생활에 최대한 이용하고, 자연으로부터 입게 될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 계절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 왔다. 이 점이 바로 김제 지역에서 행해지는 세시풍속인 것이다.

그러나 생업 활동이 현대적으로 변화되면서 농경 생활에 맞춰져 있던 세시는 이제 의미가 사라져 버린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통이 복잡하고 일과가 바쁜 오늘날에도 설날과 추석 명절에는 객지에 나가 있던 일가친척이 한 자리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고, 설빔을 입고, 세배를 올리는 등 과거의 세시풍속이 지금도 전승되고 있다.

김제 지역의 세시풍속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을 찾는다면, 농경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동제(洞祭)이다. 정월 초사흗날, 혹은 정월 대보름날, 혹은 섣달 그믐날에 마을의 고목에 당산제를 지내어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고 마을 주민의 협동과 단결을 꾀하고 있다.

[봄: 음력 정월~3월의 세시풍속]

1. 설[원단]

음력 1월 1일 설에는 원근에 흩어져 살고 있던 자손들이 장손 집에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낸 후, 새로 마련한 설빔으로 갈아입고 멀리 살고 있는 일가친지에게 찾아가 세배를 드린다. 이때 세배를 받는 어른들이 주는 돈을 세뱃돈이라고 한다. 근래에는 세배가 매우 간소화되었고, 연하장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설의 세찬으로는 떡국을 끓여 먹었다. 설 새벽에는 복조리 장수에게 한 해 쓸 조리를 사거나, 야광귀에게 잡히지 않기 위해 신발을 방안에 들여 놓고 잠을 자기도 했다. 이외에도 새해의 첫날인 1월 1일이 모충일(毛蟲日: 有毛日), 즉 자일(子日)[쥐의 날], 축일(丑日)[소의 날], 인일(寅日)[호랑이 날] 등 진일(辰日)[용의 날]과 사일(巳日)[뱀의 날]을 제외한 ‘털 있는 짐승의 날’이어야 한 해 농사가 풍년이 든다고 보았다. 한편 장사하는 집에서는 모충일 중에서도 인일에 한 해의 장사를 시작한다고 한다.

2. 대보름

음력 1월 15일 대보름에는 뒷산에 올라가 보름달을 바라보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한다. 보름날 이른 아침에는 전날에 준비해 둔 부럼을 깨물고, 귀밝이술을 마신다. 부럼은 밤·잣·은행·호두·땅콩 등과 같은 껍질이 딱딱한 과실을 말하는데, 부럼을 깨물면 1년 내내 부스럼이나 종기가 나기 않을 뿐 아니라 이빨이 단단해진다고 한다. 특히 부럼을 깨물 때 첫째 것은 깨물고 나서 마당에 버리며 1년 내내 무사 태평하고 만사여의하기를 기원한다. 귀밝이술로 찬 술 한 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한 해 동안 좋은 소식만 듣는다고 한다.

보름날에는 더위팔기를 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웃 친구를 찾아가서 이름을 부른다. 부름을 받은 친구가 “왜 그러느냐”고 대답하면, 이 때 “내 더위 사가세”, “내 더위 네 더위”, “네 더위 내 더위 먼저 더위”라고 말하면 더위를 판 것이 된다. 이렇게 더위를 팔면 더위 판 사람은 일 년 동안 더위를 먹지 않으나, 멋모르고 대답을 했다가 더위를 산 사람은 그 사람의 더위까지 두 사람 몫의 더위를 먹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보름날 아침에는 친구가 이름을 불러도 냉큼 대답을 하지 않는다. 때로는 미리 알아차리고 이름을 부르면 대답 대신 “내 더위 사가세”, “내 더위 네 더위”라고 응수한다. 이렇게 되면 더위를 팔려고 했던 사람이 오히려 더위를 먹게 된다.

김제 지역에서는 마을에 따라 초사흗날이나 대보름날에 당산제를 지내는 곳이 많다. 공덕면 마현리 마현마을에서는 500년이 넘은 은행나무를 당산수로 모시고 정월 3일 자시에 제사를 지낸다. 과거에는 풍물패를 앞세워 지신밟기까지 곁들인 동제였으나 지금은 풍물은 치지 않으며, 제를 지내는 비용은 마을에서 추렴해서 지낸다.

월촌면 입석리 선돌마을이나 봉산면 묘봉리 묘산마을과 같은 곳은 정월 대보름날에 당산제를 지내고 줄을 감아 놓는 경우도 있다. 이때 집집마다 추렴한 짚으로 줄을 꼬아서 입석 줄다리기를 한 후, 당산에 감아 놓고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사를 드린다. 특히 줄다리기를 할 때에는 여자 편과 남자 편으로 나뉘어서 줄을 당기는데, 여자 편이 이기게 함으로써 풍년이 들 것을 점치기도 하였다.

3. 허드렛날

2월 1일을 허드렛날이라 하여 집안일을 하는 머슴이나 계집종에게 술과 떡을 해먹이며 대접을 했다. 이때 나이 수대로 떡을 먹이는데, 이 떡을 ‘나이떡’이라 하였다.

4. 콩볶기

2월 1일에는 콩과 보리를 섞어서 볶아 먹었다. 콩을 볶을 때에는 “콩알 볶아라, 쥐알 볶아라, 새알 볶아라.”하면서 뒤적였다고 한다. 콩을 볶은 후에는 처음에 담았던 양 만큼 되면 그 해에 풍년이 든다고 하고, 처음의 양보다 적으면 흉년이 든다고 하는 풍점을 쳤다.

5. 경칩

195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산천이 맑았던 때에는 경칩날이 되면 개구리 알을 건져 먹었다. 오늘날에는 환경오염이 심하고, 농약 등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개구리 알을 먹는 모습은 사라져 버렸다. 이외에도 경칩날에 방 벽을 바르면 빈대가 생기지 않는다 하여 이날 흙일을 하였다.

6. 삼짇날

3월 3일인 삼짇날은 3이 두 번 겹친다 하여 중삼일(重三日)이라고도 한다. 이때가 되면 나비가 나오는 철이므로 나비의 색깔을 통하여 길흉을 점치기도 하였다. 이날 노랑나비를 보면 길하다고 하고, 흰나비를 보면 흉하다고 한다.

7. 화전(花煎)

3월에는 이외에도 꽃피는 춘삼월이므로 꽃잎을 따서 쌀가루에 반죽하여 지져 먹는 화전을 만들어 먹거나, 부녀자들은 무당을 데리고 산신당으로 가서 아이를 낳게 해달라는 기원을 하기도 한다.

[여름: 음력 4월~6월의 세시풍속]

1. 초파일

4월 8일은 석가모니 탄신일이다. 이곳 김제에서는 금산사귀신사 등을 찾아가서 재를 올리고 연등하는 풍속이 있다. 금산사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륵 대찰로서 김제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신도들이 재를 지내러 오는 불교 축제의 장이 된다.

2. 단오

5월 5일 단오에는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단오차례(端午茶禮)를 지낸다. 수리(戍裏) 또는 천중절(天中節)이라고도 불리는 단오가 되면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는다. 이렇게 하면 두발이 윤기가 나고 잘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창포의 뿌리를 잘라서 여기에 수복(壽福)을 새기고 인주(印朱)나 연지(臙脂)로 붉은 칠을 해서 비녀로 삼는다. 붉은 색은 밝은 색으로 귀신을 몰아내는 기능을 가졌다는 데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단오일 오시(午時)에 뜯은 익모초와 쑥이 다른 때에 뜯은 것보다 약효가 있다고 하여 이날 익모초와 쑥을 뜯어서 말린다. 단옷날 이른 아침에 쑥을 베어다 문 옆에 세워 두면 모든 액을 물리친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도 한다.

3. 유두

6월 15일은 유두라 하여 동쪽으로 흐르는 맑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하여 맑은 시냇물에 머리를 감았다. 오늘날에는 이때가 되면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술과 음식을 장만하여 산과 계곡으로 유두연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4. 삼복

삼복은 하지로부터 셋째, 넷째로 오는 경일(庚日)과 입추로부터 첫째로 오는 경일을 복날이라 하고, 이 세 복날을 삼복이라 한다. 삼복에는 복달임이라 하여 보신탕이나 삼계탕 등 더운 음식을 먹음으로써 여름 내 흘리는 땀을 보충해 주고, 더운 여름을 잘 버틸 수 있게 해 준다. 뿐만 아니라 팥죽을 쑤어 먹음으로써 벽사와 악귀를 쫓았다고 한다.

[가을: 음력 7월~9월의 세시풍속]

1. 칠석

칠석은 7월 7일을 말한다. 이때는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를 건너가 만나는 날로써, 아침에 비가 오면 견우와 직녀가 오랜만에 만나서 우는 기쁨의 눈물이라 하고, 저녁에 비가 오면 헤어짐의 눈물이라 하였다. 이 날은 특히 칠성단에 칠성재를 지내기도 하는데, 금산사와 같은 절에서는 칠성각에 재를 올린다.

2. 백중

7월 15일을 백중이라 한다. 이 날은 망혼일이라 하여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날이다. 특히 우란분경에 나오는 것과 같이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로하여 드리는 날로써, 절에서는 우란분재가 열린다.

3. 추석

8월 15일은 추석이다. 이때는 우리나라 전국 각지가 비슷하듯이 객지에 나갔던 일가친척이 한 자리에 모여 성묘를 하고, 차례를 올리고, 한 해의 풍년을 감사드리는 제사를 지낸다. 특히 한 해 동안 농사를 지은 과실로 제사상을 차리는데, 대표적인 절기 음식은 송편이다.

4. 중양절

9월 9일은 중양절이다. 3월 삼짇날에 날아왔던 제비가 이 날 따뜻한 강남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때가 되면 절기 음식을 장만하여 산에 올라가 노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를 등고(登高)의 풍습이라 한다.

[겨울: 음력 10월~12월의 세시풍속]

1. 말날과 시제

10월의 오일(午日)을 말날이라고 하는데,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과거에는 말의 역할이 매우 귀하였다.

시제는 10월의 적당한 날을 잡아 5대 이상의 조상 묘 앞에 모여 제물을 차려 놓고 차례를 올린다.

2. 동지

동지는 과거에 가장 즐겨 지내던 대표적인 명절이다. 동지가 되면 동지팥죽을 쑤어 먹는다. 동지 팥죽에는 새알심을 넣는다. 팥죽이 만들어지면 제일 먼저 사당에 바치고 방과 마루, 곳간 등에도 한 그릇씩 떠다 놓으며, 대문에는 팥죽 국물을 뿌린다. 팥죽에는 벽사의 기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팥죽 국물을 뿌리는 일 등은 거의 사라졌지만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만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3. 섣달그믐

1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0일을 섣달그믐이라 한다. 이때에는 어른들에게 묵은세배를 올리거나, 밤이 되어도 자지 않고 환하게 불을 밝혀 놓기도 한다. 부량면 대장리 대장마을이나 금구면 선암리 이령마을에서는 다른 마을들과는 달리 섣달 그믐날 초저녁에 마을 수호신인 당산나무에 당산제를 지냈다. 혹 마을이나 제주에게 부정한 일이 있을 때에는 정월 초사흗날 초저녁에 지내기도 했다.

[의의와 평가]

세시풍속을 통해서 지역의 특색과 전통 문화와 미풍양속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의 자연에 대한 대처 능력과 생활에 활력을 주는 놀이를 되새겨 볼 수 있다. 특히 정월 3일이나 15일 대보름에 치러지는 김제 지역의 당산제는 한 해가 시작되면서 품앗이가 필수적인 농경 사회에서 마을 주민 간의 협동심과 단합을 길러 내기 위해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하여 김제 지역민의 일치된 협력 속에서 한 해의 농사는 금물결을 이루는 지역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오늘날은 김제 지역이 농경에 의존하고 있음을 하나의 장점으로 삼아 ‘김제지평선축제’와 같은 농경 축제와 어우러지면서 풍속은 지역의 자부심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