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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601600
한자 平生儀禮
영어의미역 Life Cycle Ceremonies
이칭/별칭 통과의례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북도 김제시
집필자 문이화

[정의]

전라북도 김제 지역에서 일생을 거치면서 인생의 중요한 단계 단계마다 행하는 의례.

[개설]

평생의례란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과정 중에서 중요한 단계마다 치르는 의례행위로써, ‘통과의례’라고도 한다. 삶이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한 순간도 쉼 없이 연속적이고 지속적인 것이 일반적인 속성이다. 하지만 인간은 보다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하여 결혼과 죽음 등과 같은 중요한 단계마다 일정한 의례를 행함으로써 한 개인이 사회적으로 성숙하고 있음을 세상에 공표하기도 한다. 다만 민족마다, 나라마다, 시대마다 그 행하는 의례는 조금씩 다른 의례를 행하여 왔을 것이다.

인간의 출생의례를 가장 철저하게 보여주고, 또 실천을 암묵적으로 강요했던 근거가 바로 중국과 조선의 성리학이다. 또한 이러한 출생의례의 기본 텍스트가 되는 것이 바로 주희(朱熹)의 『주문공가례(朱文公家禮)』이다. 여기에서는 각 가정에서 행하는 평생의례를 관혼상제(冠婚喪祭)의 네 가지 예와 통례(通禮)를 더하여 다섯 항목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다만 평생의례에는 이외에도 출산의례나 회갑의례, 혹은 회혼례 등이 있기 때문에 통과의례보다는 약간 폭이 넓다 하겠다.

[평생의례의 종류]

김제 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평생의례는 아기를 출산할 때 행하는 의례, 태어난 지 100일이 되어 행하는 의례, 1년 되어서 행하는 의례, 혼인하는 과정에서 치르는 예, 태어난 지 60년이 되었다고 해서 치르는 의례, 죽었을 때 치르는 상례와 제례 등이 있다. 과거에는 그 종류와 습속도 매우 다양하였으나 근래에 들어와서는 각각의 예 중에서 일부만이 변형되어 시행되고 있다.

1. 출산의례

혼인한 부부에게 출산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혼인하여 3년 정도가 지나도록 임신 소식이 없으면 걱정이 앞서며, 아이를 낳고자 백방으로 노력을 하게 된다. 현대 의학이 발달하면서 과학의 힘을 빌려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하여, 과거에는 보이지 않는 힘에 의지하고 기도하여 해결하고자 하였다. 그것이 바로 기자(祈子)신앙과 의례이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모악산이나 금산사 등지를 찾아가 기도하고 공을 들였으며, 백일기도를 드리기도 했다. 전통시대에 임신은 무엇보다 삼신(三神)이 돌보아 주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출산한 집에 가서 삼신께 바친 첫국밥을 산모보다 먼저 먹기도 하는 등 아기를 낳은 산모와 관련된 것에 삼신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으며, 이를 위하여 극진한 기도가 이루어졌다. 그리하여 민간에서는 ‘아이’란 삼신할머니의 가호를 받는 소중하고 존엄한 존재로 여겼으며, “아이는 열 살까지는 삼신이 돌본다.”는 말도 생겨났다.

2. 백일과 돌

백일은 출생 후 백일이 될 때 하는 의례이다. 백설기 떡을 만들어 백 가정에 나누어 먹으면 아이가 무병장수한다고 하여 이웃집에 백설기를 돌린다. 떡을 받은 집에서는 실이나 돈 등을 주어 보낸다. 태어난 지 1년 되는 첫 생일인 돌에는 친지와 이웃을 초청하여 돌상을 차리고 잔치를 연다. 돌상에는 연필, 돈, 실 등을 올려놓고 하나를 잡게 하는 돌잡이를 하고, 아이에게 덕담을 해주며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한다.

3. 관례

관례는 아이가 자라서 15~16세가 되면 머리를 올리고 갓을 쓰게 함으로써 어른으로 대접받을 수 있게 하는 의례이다. 오늘날에는 대학교에서 20세가 된 1학년생들에게 성인식이라 하여 꽃을 사주거나 선물을 해 주는 것으로 그 모습이 바뀌었다. 평생의례 중에서 가장 많이 변한 의례는 관례와 상장례라 할 수 있다.

4. 혼례

혼례는 남녀가 만나 새롭게 한 가정을 꾸림으로써 비로소 완전한 어른으로 변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여타의 예에 비하여 절차도 복잡할 뿐 아니라 부여하는 의미도 매우 크다. 전통시기에는 결혼 방식이 신부 집에서 초례복으로 차려 입고 혼례를 치렀으나, 현대화가 이루어지면서 결혼 방식도 현대식으로 바뀌어 예식장에서 치러지게 되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혼인은 중매에 의해서 이루어졌고, 여성의 경우 25세가 넘으면 혼기를 놓친 노처녀로 인식되었다. 그에 비하면 오늘날에는 30세가 넘어도 혼인을 하지 않은 여성들이 많아 혼인의 연령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현재 김제 지역과 같은 농촌에서는 젊은이가 부족한 관계로 혼기를 놓친 남성들이 많아져 해외의 여성과 혼인을 하는 예도 급격하게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5. 회갑례

태어난 지 61세가 되면 태어난 해의 간지가 되돌아온다. 태어난 갑자가 되돌아왔다는 의미에서 이를 회갑(回甲) 혹은 환갑(還甲)이라 한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60세는 장수(長壽)의 상징이었다. 40~50세에 돌아가시는 분이 많았으므로 회갑을 맞으면 자손들이 기쁜 마음에서 잔치를 벌였다. 오늘날에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여 회갑연을 치루는 경우는 과거에 비하여 많이 줄어들었고, 아예 지내지 않는 경우도 많아졌다.

6. 상장례

상장례는 죽은 자를 죽은 자의 세상으로 보내고, 산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산자의 세계로 되돌아오게끔 하는 의례이다. 상례의 한 과정이 장례인 것이다. 출상하기 전날에 동네 사람들이 상여를 꾸며 한바탕 놀이를 한다. ‘상여 흐르기’라 하여 상여를 꾸며서 시신을 모시지 않고 집 앞 마당에서 상여소리를 하며 논다. 내일 있을 예행연습인 동시에 망자를 즐겁게 보내기 위한 의례이다.

먼저 호상(好喪)을 살펴보자. 온전한 죽음을 한 사람은 자손이 지켜보는 앞에서 숨을 거두고, 가족이 돌보는 가운데 가족들과 친지 및 이웃들과 서서히 작별을 한다. 죽음을 확인하고,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의례로 표현된다.

반면에 준비하지 못한 죽음은 악상(惡喪)이라 한다. 젊거나, 혼인을 하지 못하고 죽은 미혼자(未婚者)의 죽음이거나, 집 바깥에서 죽은 객사(客死), 임신부가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은 경우가 해당된다. 이럴 경우에는 많은 의례가 생략된 채 간소하게 치러진다. 이처럼 죽음은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으로 구분되어 예를 거행한다.

미혼자의 죽음은 매장하기 전에 여자에게는 남자 옷을 입히고, 삶은 서숙[일명 조]을 손에 쥐어 주고는, “이 서숙에서 싹이 날 때까지 너도 무덤에 있어라!”라고 주문을 건다. 결코 인간의 세상에 다시 나타나지 말라는 주문이다. 온전하지 못한 것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인간의 세상과 차단시키려는 것이다. 이처럼 죽음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것으로, 그것을 삶에 받아들여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서 상례·장례 예식을 치르는 것이다.

7. 제례

돌아가신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례에는 기일(忌日)에 지내는 기제(忌祭)와 5대조 이상의 조상 묘를 찾아다니면서 지내는 시제(時祭), 설날과 추석 등의 명절에 지내는 차례(茶禮)가 있다. 기제는 방안에서 모신다고 하여 방안제사라 하며, 4대조까지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조부모까지만 방안제사를 모시고, 증조부부터는 시제로 모시는 경우도 많아졌다.

특히 명절에 지내는 차례는 유교 예서에 포함되지 않는 속절(俗節)이기 때문에, 명절 차례 때에는 집안에서 모시던 조왕신과 같은 가신(家神)에게도 제사를 드리는 것이 김제 지역을 포함한 전라도 지역의 특징이다.

[의의와 평가]

평생의례는 한 개인이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맞이하게 되는 어려움과 고통을 견디고 극복할 수 있게 해 주는 사회적·심리적인 장치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의례를 통하여 한 개인은 사회의 공인으로서 그에 걸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압력을 받기도 하고,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기도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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