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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가 다시 열리는 개벽(開闢)을 준비하는 곳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6B020102
지역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 동곡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최갑표

개벽(開闢)이란 두 글자 모두 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하늘이 열린다는 뜻의 ‘열 개(開)’자와 땅이 깨어난다는 뜻의 ‘열 벽(闢)’자가 합쳐져서 새로운 하늘과 땅이 열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개벽(開闢)은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우리 선조들은 상극 관계가 상생 관계로 전화되는 새로운 순간을 ‘개벽’이라고 불렀다. 개벽은 공간과 시간을 새롭게 하는 능력을 가진 우리 민족의 도전이자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다. 천지개벽(天地開闢)이라고 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과 시간을 새롭게 하자는 것이다.

[민초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곳]

제비산 에서 모악산 기슭으로 이어지는 동곡마을정여립, 최제우, 강증산[본명 강일순] 등이 고통 받는 민초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 주며 변혁을 꿈꿨던 마을이다.

천지가 변하여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을 개벽이라 한다면, 이들의 사상과 변혁 운동은 오랫동안 차별받고 수탈당한 이 지역 민초들의 고난에서 자라난 희망, 새로움에 대한 열망을 반영했다.

개벽은 동학과 증산도, 원불교 등 우리의 민족 종교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사상이기도 하다. 지금도 제비산(帝妃山) 자락에는 조선 선조 때 제비산 기슭으로 낙향한 뒤 대동계(大同契)를 조직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했던 정여립의 자취가 남아 있다.

동곡마을 일대는 동학혁명의 불길을 타오르게 했던 수운 최제우와 동학의 원평 접주 김덕명이 혁명을 준비했던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일제강점기 ‘후천개벽’을 내걸었던 증산교의 터전이기도 하다. 증산 강일순의 후천개벽 사상을 찾아 민중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동학농민운동이 실패한 이후 어디에도 마음을 둘 데가 없었던 민중들에게 증산교는 무서운 속도로 전파되었다. 지금도 동곡마을에는 강증산이 천지공사[하늘과 땅을 바로잡은 역사, 즉 증산교에서 천지를 바로 잡고 새로운 신천지를 건설하기 위한 일련의 의식]를 했던 동곡약방과 증산교 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이렇듯 동곡마을은 시대를 뛰어넘어 개벽을 열망하던 이상가나 혁명가들이 찾던 곳이었고, 이들을 뒤따르던 민초들의 꿈을 되새겨볼 수 있는 곳으로, 동곡마을 곳곳에 남아 있는 유적지 또는 정신적인 유산을 통해서 선조들이 꿈꾸던 이상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아직도 동곡마을 사람들은 개벽을 기다리며 살고 있을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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