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렉토리분류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6B030205
지역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 동곡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진 희

“영화 「서편제」를 보면 아들이 아비한테 ‘그까짓 소리를 하면 쌀이 나와요 밥이 나와요?’하고 대드는 장면이 있어요. 그러니깐 아버지가 ‘야 이놈아. 득음만 해 봐라. 부귀공명보다도 좋고 황금보다도 좋은 것이 소리여.’ 하고 호통을 치지요.”

쪽머리를 곱게 하신 분께 어떻게 원불교 교무가 되기로 결심하셨는지 연유를 묻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영화의 한 장면을 먼저 쏟아낸다.

사람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것이 있다. 어떤 이에게는 명예나 권세가 큰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또 어떤 이에게는 재력이 값나가게 여겨지기도 한다. 동곡마을 원심원 서태숙 교무가 더할 나위 없이 중한 것이라고 말하는 ‘지락’, 즉 하눌님을 알게 되는 깊은 선정의 단계는 무엇일까?

[어린 시절 꿈을 이루다]

전라북도 진안 마령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서태숙 교무는 우연히 원불교 교당에 음식 심부름을 갔다가 원불교 교무를 보게 되었다. 그때의 인상은 아직도 그녀의 기억 속에 생생하단다. 얼핏 초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유관순처럼 흰 저고리에 검은색 치마를 입고서 자상하게 말을 건네는 모습이 어찌나 정겹던지, 그녀는 크면 저이 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절로 다짐을 하게 됐다. 그리고 그날 이후 서태숙 교무의 결심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는데, 생각해 보면 마음의 강에 첨벙첨벙 건너와 그를 통째로 사로잡은 우연찮은 꿈이 스스로 생각해도 놀랍단다.

[수행과 깨달음으로 향하는 길]

그녀는 2006년 동곡마을 원심원 교무로 부임을 받았다.

이후 서태숙 교무의 손길이 닿은 원심원 곳곳에는 꽃이 소담하게 심어져 있고, 감을 깎아 채반에 고르게 말리고 있는 풍경은 정갈한 느낌마저 자아내고 있었다.

이곳에서 서태숙 교무의 하루 일과는 크게 3가지로 나뉘어져 엄밀히 이루어지는데 하절기에는 보통 새벽 4시 반, 동절기에는 5시에 일어나서 맨 먼저 청소를 하고 기도를 드리는 ‘수양·정진’을 하고, 낮에는 각자의 일터에서 맡은 바 일을 하는 ‘보훈’을, 그리고 저녁에는 그날 자신이 몇 번 마음을 챙기고 잃었는지를 기록하면서 ‘참회·반성’을 한다.

서태숙 교무에게 곱씹을수록 소중한 가르침은 마음의 빗장이 되어 세상의 속절없는 유혹들을 뿌리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것이다. 그는 곧잘 사비와 운영비가 함께 통장에 들어오면 자신의 돈을 따로 떼어 놓을 줄 모르고 원심원을 고치는 데 쓴다. 세인의 눈으로 보면 시쳇말로 ‘경제치’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옷도 다 나오고 요새는 노후에 복지 시설도 잘돼서 다 책임져 줘요. 그래서 달리 걱정하지 않아요. 우리 같은 사람이 돈 쓸 데가 있나요.”라고 겸연쩍게 말한다. 수행과 깨달음으로의 길, 그것이 서태숙 교무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인 듯 보였다.

[정보제공]

  • •  서태숙(여, 1964년생, 원심원 교무)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