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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800011
한자 歸農-天國高敞-農家所得-億圓時代-
영어의미역 Gochang is Returning to Farming's Heaven, Open the Era of Farmers' Imcome One Hundred Million Won
분야 정치·경제·사회/경제·산업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전라북도 고창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송화섭

[고창은 청동기 시대부터 지상 낙원이었다]

고창 지역에는 약 2,000기에 가까운 고인돌이 있다. 고창읍을 중심으로 아산면, 성송면, 대산면, 고수면 등에 다양한 형식의 고인돌이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어 2000년 12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을 정도다. 고인돌은 옛 사람들의 장례 방식을 보여 주는 것이기에, 여러 유형의 고인돌은 곧 청동기 시대부터 고창 지역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문화권이 다양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학계에서는 기원전 1,000년 전에 고인돌 문화를 가진 집단들이 고창 지역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왜 널따란 평지보다 야산과 구릉 지대가 더 많이 분포하고 있는 고창 지역으로 들어와 살기 시작했을까?

청동기 시대 농기구는 돌로 만든 것이었고, 그러한 농기구로 농사를 짓기에 매우 좋은 지리와 지형, 토질이 형성된 곳이 고창 지역이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철제 농기구와 농기계가 발달하여 벼농사를 짓는 데 장애가 없지만, 돌로 만들어진 농기구로 농사를 지었던 청동기 시대에는 야트막한 구릉지가 농사를 짓기에 훨씬 좋았을 것이다. 구릉 지대는 별도로 개간할 필요 없이 원시적인 재배 방식으로 땅에 씨앗을 뿌리면 수확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고인돌 문화를 가진 집단이 지속적으로 고창 지역에 들어와 살았던 것도 이렇듯 지형과 토질이 가장 이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늘어나는 인구에 비례하여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는 것이었기에, 고창 지역과 같은 지형과 토양을 갖춘 곳이 바로 지상 낙원이었을 것이다.

[서해에서 줄포만[곰소만]으로 들어가기]

고대 사람들은 육로보다 수로를 이용해 이동 생활을 하였다. 고창 지역은 바다에 접한 해안선이 해리면, 상하면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내륙 깊숙하게 들어온 줄포만[곰소만]이 부안군과 고창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줄포만[곰소만]에는 외죽도와 내죽도가 위치하고, 바닷물이 퇴조할 때는 엄청나게 널따란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갯벌은 주진천[인천강]을 통해서 내려온 퇴적물로 형성되었기에 어패류가 서식하기에 매우 좋은 곳이다.

심원면 앞 갯벌에서 생산되는 바지락은 품질이 우수하여 해외로 수출까지 하고 있어 바지락 양식으로 부촌을 이룬 곳이 많다. 겨울철에 채취되는 백화굴과 지주식 김생산은 월동기 어촌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만돌마을과 하전마을과 같이 어촌 체험 마을로 선정되어 갯벌 체험객이 항상 붐비는 곳도 있다.

[주진천[인천강]에서 풍천장어를 만나다]

심원면의 해안 도로를 타고 내륙으로 진입하면주진천[인천강]을 만날 수 있다. 주진천[인천강]은 서해에서 하천을 통해 고창 지역으로 들어올 수 있는 이동 루트이기도 하지만, 풍천장어로 더 널리 알려진 하천이다. 풍천장어가 고창 지역 명물이 될 수 있었던 것도 하천 지형과 자연 환경 덕택이라 할 수 있다. 주진천[인천강]은 바닷물이 만조 시에는 줄포만[곰소만] 깊숙하게 들어와 아산면 선운사 입구까지 올라오고, 방장산·문수산 등 내륙 산간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하천과 합류하여 주진천[인천강]을 통해 줄포만[곰소만]으로 흘러 내려가면서 선운사 앞에서 바닷물과 섞인다.

선운사주진천[인천강]에서 잡히는 장어가 풍천장어다. 그러니까 풍천장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사는 생물인데, 이 때문에 선운사 인근에는 고창 지역의 명물 풍천장어를 요리해서 파는 식당들이 1년 내내 성시를 이룬다.

주진천[인천강]을 따라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아산면 구암천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 민물 참게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농촌 지역에서 참게는 근대화 과정을 거치며 공장 오폐수에 오염되어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오폐수를 방출하는 공업 단지가 없는 고창군의 주진천[인천강] 중류 지역 구암리 주민들은 참게를 양식하여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렇듯 풍천장어와 참게가 서식한다는 것은 주진천[인천강]의 강물이 그만큼 청정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리고 이런 이유로도 참게는 풍천장어와 함께 고창의 자연 생태에 대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배를 타고 주진나루터에 이르다]

주진천[인천강]을 따라 아산면 내륙으로 진입하면 하천의 분기점을 만날 수 있는데, 그곳에 바로 주진마을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하천은 다시 고창천무장천으로 갈린다. 역으로 보면, 고창 지역 동쪽에서 내려오는 운월천·월곡천·고수천·두평천 등이 합류하여 고창천을 이루어 내려오고, 고창 지역 서쪽에서 선동천·월계천·학천천·정동천이 합류하여 무장천을 이루어 내려오면서 주진리에서 합류하여 주진천[인천강]으로 흘러드는 것이다.

주진리는 얼마 전까지도 고창천무장천의 합수 지점이면서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나루터이기도 했다. 주진(舟津)은 우리말로 ‘배나드리’ 또는 ‘배날’이라고도 불렸다. 배나드리는 배가 나가고 들어오는 나루터가 있었음을 말해 주는 지명이다. 따라서 소금배가 서해안의 줄포만[곰소만]에서 주진천[인천강]을 거슬러 올라와 주진마을 나루터에 당도하면, 이곳에서 소금 등짐을 하고서 하천의 둑을 따라 마을로 발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터이다. 이렇듯 옛날에는 사람들이 줄포만[곰소만] 해안 포구에서 물자를 구입하여 배를 타고 올라와 주진나루터에서 내리고, 다시 주진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바다와 해안 포구에 나갔던 것이다.

[동고서저의 고창 지세]

고창 지역 지세는 동남쪽이 높고 서북쪽이 낮은 편이다. 동남쪽에는 방장산·문수산이 정읍·장성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이 동남쪽 산간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소하천을 이루며 북쪽과 서쪽으로 흘러간다. 고창의 하천은 주진천[인천강], 갈곡천, 해리천, 대산천이 큰 하천을 이루고 있다. 대하천은 소하천이 합류하여 만들어지며, 소하천은 구릉지 사이로 자연스럽게 흘러 내려간다. 그리고 구릉과 구릉 사이 도랑으로 흐르는 하천은 충적 평야의 농업용수로 활용된다.

구릉 지역은 야트막한 야산 지대를 가리키는데, 흑운모 화강암층을 이루는 노년기 지형이 특징이다. 정읍에서 성내면, 흥덕면, 부안면 쪽으로 들어오면서 눈에 들어오는 노년기 지형이 보여 주는 완만한 곡선은 마음을 참으로 편하게 해 준다. 이러한 노년기 지형의 완만한 구릉지는 성송면, 대산면, 무장면, 공음면 등 고창군 거의 전역에 펼쳐진다.

고창군에는 산지 전면에 구릉지가 많이 분포한다. 지형의 경사가 보통 15~20도이며, 30도 이상의 급경사 구간은 찾아보기 힘든 구릉성 야산 지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릉지는 해발 10~50m 고도에 적색토로 덮여 있다. 이 적색토가 황토 지대다. 공음면, 무장면, 성송면, 대산면으로 펼쳐진 적색토 지대가 고창 사람들의 농가 소득을 증대시키는 원천적인 토양인 것이다.

[농가 소득 1억 원 시대가 도래하다]

고창 지역의 농가 소득은 벼 재배가 단연 압도적이지만, 다음으로 농가 소득을 선도하는 작물은 역시 특산물이다. 고창 하면 수박이 연상될 정도로 수박은 고창 지역의 대표 상품이 된 지 오래다. 그렇다고 해서 고창군의 14개 면에서 수박을 재배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2009년 9월 말을 기준으로 고창군 읍면별 대표 작물은 대산면이 수박과 가을무, 인삼의 재배 면적이 가장 많고, 복분자는 공음면에 이어 아산면, 공음면, 해리면 순으로 재배 면적이 많았다. 고구마는 성송면, 아산면, 흥덕면이 재배 면적이 많았으며, 고추는 공음면, 상하면, 무장면, 해리면, 아산면, 대산면 순으로 재배 면적이 넓었다. 최근 들어서는 인삼의 재배 면적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산면의 재배 면적이 가장 넓게 나타나고 있다.

고창 지역의 전체 면적 가운데 벼 재배 면적이 143.5㎢로 가장 많고, 다음이 복분자 14.58㎢, 고추 12.82㎢, 인삼 12.08㎢, 가을무 9.41㎢, 수박 8.91㎢에 이른다. 그런데 최근에 농가 소득 순위에서 복분자가 벼를 앞지르기 시작하였다. 복분자는 4,650여 농가의 약 15㎢에서 5,000여 톤을 생산하여 1,500억 원의 소득을 올리는 반면, 벼 농작은 10,127농가에서 145㎢를 경작하여 1,10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소득 면에서 본다면 벼농사보다 복분자 재배로 인한 소득 비율이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고창군의 지세와 지형상 논 작물보다는 밭작물에서 높은 소득을 창출하고 있으며, 복분자 외에 고소득 작물로 고추, 인삼, 수박, 가을무, 오디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농작물 외에 농가 소득의 견인 역할은 젖소, 한우, 돼지, 닭을 사육하는 축산가들이다.

최근 들어 고창의 복분자와 고추는 해풍복분자, 해풍고추로 널리 소문이 나서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은 지역 특산물로 자리를 잡았다. 고창의 고추, 땅콩, 수박, 복분자, 가을무 등은 구릉 지대의 비옥한 토양과 바닷바람, 기후가 조화를 이루면서 최상의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작물 소득, 특히 식품으로 가장 높은 소득을 올리는 고을이 고창 지역일 것이다. 이렇듯 고창 지역의 농가 소득을 보면, 농촌의 농가 소득이 도시 근로자의 소득을 앞서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귀농을 꿈꾸는 자들이여, 농가 소득 1억 원 시대를 열어 가는 고창으로 오라! 고소득 작물인 복분자, 수박, 인삼, 가을무, 고추 등이 드넓은 구릉과 야산 지대에서 성글성글 익어 가고 있지 않은가. 미륵 신앙이 깃든 고창의 풍요로운 토양에서 미래를 설계한다면 반드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고창에서 꾸는 꿈은 허황된 것이 결코 아니다. 복분자의 천국이 귀농의 천국을 만들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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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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