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에만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조리법으로 만든 특별한 음식.

[개설]

향토 음식은 제천 지역만이 가지는 고유한 지역민의 정서와 환경, 자연 조건에서 성장된 식재료, 지역민이 지닌 음식 솜씨가 녹아 내린 먹을거리의 총칭이다. 이를 향토 요리, 토속 음식 등이라고도 한다. 제천 사람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특미를 가진, 바꾸어 말하면 타 지역 사람은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는 음식이므로, 제천의 향토 문화를 대변하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구별되어 가문에서 대대로 이어지는 손 맛 물림 음식은 내림 음식이라 하는데, 내림 음식이 가문을 벗어나 지역 사람들에게 널리 음용됨으로써 향토 음식이 되고, 더 나아가 전통 음식이라는 별칭 또한 갖게 된다.

[특징]

한반도는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중앙에는 척추와 같은 산맥이 남북으로 이어져 있는 가운데 3면이 바다와 접해 있어 기후도 다르고 서식하는 생물의 분포도 다양하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의 음식은 그 지역의 특산물로 만들어진 향토색이 짙은 음식이 대부분이었다. 그 중 제천 지방은 동쪽으로는 태백산맥, 북서쪽에는 차령산맥, 남동쪽에는 소백산맥이 길게 뻗어 있는 해발 247m의 전형적인 고산 분지이다.

이러한 제천은 육로의 교통이 더욱 불편한 가운데 그나마 철도 교통만 이용할 수 있었다. 특히 4면이 바다에 접하지 않는 국토 내륙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발효 음식, 저장 음식이 발달하였다. 또한 매우 추운 날씨를 극복하기 위하여 뜨겁고 매운 음식도 발달하였다. 삼계탕, 매운탕, 팥죽 등 사치스럽지 않고 많은 양념을 쓰지 않는 음식이 그중의 하나이다. 국물을 내는 데는 고기보다 닭 또는 굴, 조개 같은 것을 많이 쓰며 주로 된장을 풀어 맛을 낸다. 또한 약초를 이용하여 발효 엑기스나 가루를 내어 맛을 내기도 하였다.

부식은 호박 요리를 많이 했는데 애호박은 된장찌개나 부침용으로, 늙은 호박은 가루를 내어 떡의 재료로 쓰거나 얇고 길게 썰어 호박고지, 짧게 잘라 호박고자리 등 다방면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제천 지방은 잡곡류가 풍부하여 이를 식재료로 사용한 떡이 많이 발전하였는데 다양한 콩 제품인 모두부, 순두부, 산초두부, 비지찌개 등이 향토 음식의 한 줄기를 이어 왔다.

제천 향토 음식 중 가장 주목되는 특징은 산채 및 약초를 이용한 주식이나 부식, 음료 등이 발달하였다는 점이다. 제천은 조선 시대 전국 3대 약령시로서 생산, 제조, 가공, 유통 및 서비스 연구, 의료, 한의학 등 한방 자원과 한방 산업 인프라, 산학연 한방 클러스터가 잘 갖추어져 있다. 2010 제천 국제 한방 바이오 엑스포가 2010년 9월 16일부터 10월 16일까지 개최되었는데, 이러한 대규모 국제 행사 유치에 힘입어 한방 산업이 제천의 경제를 견인하는 가운데 음식 산업 또한 한방 음식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대표적인 한방 음식으로는 약초떡, 약초순대, 한방갈비, 약초한정식, 한방오리탕, 한방백숙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제천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뿌리내릴 가능성이 높은 음식들이다.

[종류]

1. 두부전골

산간 고지대의 제천 지방에서는 품질 좋은 두류가 많이 재배되었고, 이는 자연스레 이 지역에 콩 음식이 발달하게 하였다. 특히 콩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유달리 추운 제천 지방에 열량 음식, 영양식으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2. 월악산 고본주

고본(藁本)이라는 한약재는 볏짚이 마른 뿌리와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두통, 치통, 관절통, 설사, 습진 등에 효과가 있어 민간에서 널리 이용되어 왔다. 독특하고 진한 향기가 나는데 술에 담그는 양조법이 제천시 덕산면, 한수면 일대에서 성행하다가 제조 공장을 설립한 후 양산 체제로 들어선 제천 지역의 대표적인 술이다.

3. 향어비빔회

4면이 바다에 접하지 않은 제천 지방은 해산물이 부족한 반면에 내수면을 이용한 민물고기가 식재료로 많이 쓰였다. 특히, 제천시 청풍면 지역은 충주댐 담수로 어족 자원이 풍부해진 가운데 향어, 송어 가두리 양식이 활성화되면서 비빔회도 널리 보급되었다. 최근에는 가두리 양식 산업이 쇠퇴하면서 산간 계곡수를 이용한 양식장에서 생산되는 향어로 비빔회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4. 약초떡

일명 한방떡이라고 하는 기능성 떡이다. 한약재인 당귀를 식재료로 쓰는데 잎을 갈아서 쌀가루와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귀는 몸이 허약하여 오는 두통에 효과가 있고 산전, 산후의 여러 질병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한방의 고장인 제천 지방에서는 2010 제천 국제 한방 바이오 엑스포 개최를 시작으로 약초 떡이 널리 보급되고 홍보되었다. 앞으로 향토 식품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가장 유망한 음식이다.

5. 한방 약선 음식

음식에 한약재를 넣어 먹으니 음식이 곧 약이라는 약식동원(藥食同原)의 개념과 상통하는 건강 기능성 음식의 총칭이다. 한방의 도시 제천에 맞는 향토 음식으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한방 한정식을 비롯하여 약초 순대, 약선 오리탕, 한방 동동주, 황계탕, 황기 돼지갈비 등 다양한 음식이 개발되어 현대인들의 웰빙 입맛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의의]

제천 지방의 고지대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음식의 종류는 대체적으로 맵고, 짜고, 뜨겁고, 색채가 다양해서 맛이 분명하고,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음식으로 정평이 나 있어 어느 음식이나 맛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특별히 추천할 만한 음식 또한 부족한 것이 제천 향토 음식의 현주소이다.

제천시에서는 1990년도 이후부터 향토 음식의 정착을 위하여 발굴, 개발, 연구, 보급, 홍보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는 가운데 2010 제천 국제 한방 바이오 엑스포 개최를 기점으로 약선 음식, 한방 음식을 많이 개발 보급함으로써 새로운 향토 음식으로 정착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