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005T04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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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郡內面 德柄마을-特性 특성-마을信仰 |
이칭/별칭 | 덕저리,떡저리,덕병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
지역 | 전라남도 진도군 군내면 덕병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옥희 |
[자연의 두 얼굴과 덕병마을 세 종류의 마을신앙]
마을 사람들은 들에 나가면 농부요, 집안에 들어오면 부모이다. 그들은 애를 써서 들에서는 곡식을 키우고 집에서는 자식을 키우지만,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탄생과 성장은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에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연의 저 쪽에 알 수 없는 거대한 힘이 있어서 그 힘에 의존하지 않고는 들판의 곡식도 집안의 자식도 제대로 키울 수 없다. 눈으로 보이는 것만 자연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자연이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연 저 건너에 있는 초자연(supernature)이요 섭리일 것이며, 그것의 다른 이름은 신(神)이라 한다.
곡식을 키우고 자식을 기르는 일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성(至誠)이면 감천(感天)이라 했던가? 사람들은 노력을 할 뿐이고,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자는 하늘이며 신이라고 믿었다. 성장의 법칙 역시 관장하는 자연의 원리가 있으며, 바로 그것은 신의 뜻에 의해 결정이 된다고 사람들은 믿어왔다. 시대를 거슬러 오를수록 그 믿음의 지반은 견고했을 것이다.
들에는 풍년이 들고, 자식들은 건강하게 자라주면 더없이 좋겠지만, 인간사가 그렇게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흉년이 들기도 하고, 또 가족들이 병고에 시달리기도 한다. 복은 맞아들이고 액은 멀리하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기본적인 소망이다. 소위 제액초복(除厄招福) 또는 벽사진경(僻邪進慶)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토속적인 민간신앙은 무당을 사제자로 하는 무속신앙,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가택신앙, 그리고 마을 단위로 이루어지는 마을신앙이 있다. 개인적인 소망도 소망이지만, 보편적인 소망을 집단적으로 기원하기 위해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마을사람들이 합심을 하여 신에게 제사를 모셔왔다. 마을신앙이 그것이다.
덕병마을에서는 예로부터 세 종류의 마을신앙을 행하여 왔다. 금년(2006년)에도 어김없이 마을신앙이 행해졌다. 유형으로 보면 정기적인 의례와 부정기적인 의례, 남성중심의 의례와 여성중심의 의례 등으로 나눌 수도 있다. 전자는 정월 대보름에 지내는 동제(洞祭)와 6월 초하루에 올리는 충제(蟲祭)이며, 후자는 전염병이 돌 때 하는 도깨비굿이다. 또한 전자는 남성을 중심으로 하고, 후자는 여성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대별된다.
동제는 덕병마을에서 망제(望祭)라고 부른다. 망제라는 제사의 별칭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이는 마을사람들의 보편적인 소망을 비는 종교적 의례이다. 그러나 충제와 도깨비굿은 매우 목적 지향적이다. 충제는 여름 농사철에 병충해를 방제할 목적으로 올리며, 도깨비굿은 전염병이 돌면 이를 구역(驅疫)하기 위해 올린다. 그러나 구역을 위해 행하던 도깨비굿은 이미 전승이 단절된 지가 오래되어 마을에서 직접 도깨비굿을 했던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