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700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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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식명칭 | Unhulled Barley|Geotbori |
분야 | 지리/동식물 |
유형 | 식물/식물(일반) |
지역 | 경상남도 밀양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근기 |
[정의]
경상남도 밀양시에서 재배하는 볏과의 두해살이풀.
[개설]
볏과의 두해살이풀인 보리는 서남아시아, 이집트가 원산지이며 전 세계 온대 지역에서 재배되는 곡물이다. 파종 시기에 따라 가을보리와 봄보리로 나뉘며, 알이 껍질에서 잘 떨어지는지에 따라 쌀보리와 겉보리로 나뉜다. 겉껍질을 벗기지 않은 보리를 겉보리로 일컫기도 한다.
경상남도 밀양 지역에서 재배하는 겉보리로는 영남농업연구소[현 국립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에서 1982년 수확 시기가 아주 이르고 비바람에 잘 쓰러지지 않으며 수확을 많이 할 수 있는 품종들을 선발·교배하고, 육성 과정을 거쳐 1991년 새 장려품종으로 결정하였다. 그리고 새 장려품종의 이름을 밀양겉보리로 명명하고 영호남의 평야지대에 보급하였다.
[형태]
겉보리는 줄기는 높이가 1m 정도이고 곧고 속이 비었으며, 마디가 길다. 잎은 어긋나고 긴 선 모양이며 겉이 매끄럽고 나란히 맥이 있다. 꽃은 5월에 수상꽃차례(穗狀꽃次例)로 달리는데 이삭에는 까끄라기가 있다.
겉보리는 파성(播性)이 올보리와 비슷하다. 잎의 길이, 줄기의 윤기와 굵기, 이삭의 외형적인 특성도 올보리와 비슷하지만, 폭은 상대적으로 약간 좁고 까락의 길이도 약간 짧다. 줄기 높이는 86㎝여서 올보리 등과 비교하면 짧으나 이삭 길이는 4㎝로 약간 길다.
[생태]
겉보리는 출수기가 4월 22일로 이르고 성숙기가 5월 30일이어서 수확 후 벼 이앙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추위에는 약하고, 습기에는 강한 편이며, 기계화 적응성이 크다. 비바람이나 습해에 잘 견디며 추위에 대한 저항성은 올보리와 비슷하다. 줄무늬병과 호위축병에 강한 편이다. 특히 밀양겉보리는 알맞은 시기에 파종하여 월동에 주의하고 거름을 잘 주면 생력화(省力化)[기계화·무인화를 촉진하여 노동력을 줄임]와 재배에 유리하다. 벼를 베고 난 논에 보리를 심는 답리작에 적합한 품종이기에 산간 고랭지를 제외한 평야지대의 이모작에 쓰인다. 밀양겉보리는 기계수확 적응성도 올보리와 비교하면 나은 편이다.
[역사/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보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즐겨 먹는 곡식 중 하나이다. 한자로는 맥(麥)이라고 하는데 보통 대맥(大麥)이라 하면 보리, 소맥(小麥)은 밀을 뜻한다. 정약용(丁若鏞)이 1817년 편찬한 『경세유표(經世遺表)』에서 꼽은 좋은 곡식류 중에 보리가 포함되어 있다. 보리는 농업기술이 개량되어 쌀이 많이 생산되기 시작한 1970년대 후반 이전까지는 일반 사람들의 주곡 역할을 하였다. 보리는 밥, 죽, 미음 등의 형태로 만들어 먹었다. 또한, 식초나 고추장 등의 양념류를 만드는 재료로도 사용되었으며 술을 빚는 데에도 사용되었다. 보리수단 등의 후식을 만들 때도 이용되었다. 보리에 싹을 틔워 말려 만든 것은 엿기름, 또는 맥아(麥芽)라고 하는데, 엿이나 식혜 등 단맛이 나는 식품을 만들 때 주로 사용되었다.
요즈음은 보리를 주식보다는 건강식으로 찾고 있으며, 새싹 보리나 보리 생즙이 건강보조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1960년대 초까지만 하여도 쌀이 없어서 보리를 먹곤 하였고, 특히 일반 농가는 봄이 오면 가을에 수확한 쌀이 거의 바닥나게 되는데 이때부터 보리가 수확되는 초여름까지의 기간은 굶주림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식량이 궁핍한 봄철을 춘궁기(春窮期)라 하였고, 햇보리가 나올 때까지 넘기 힘든 고개와 같다고 하여 보릿고개 또는 맥령기(麥嶺期)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