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이웃집 할아버지 같은 푸근한 인상의 양명석(65) 씨는 주곡리에서 평생을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평범한 주민이다. 이런 양명석 씨가 일 년에 딱 한 번 자신의 숨겨온 솜씨를 보여주는 날이 있으니, 그날이 바로 장승제를 지내는 날이다. 양명석 씨는 장승제의축관을 맡아 축문을 쓰며, 장승에 「天下大將軍逐鬼神」(천하대장군축귀신), 「地下女將軍逐鬼神」(지하여장군축귀신)이라는 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