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2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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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長田里 |
영어음역 | Jangjeon-ri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장전리 |
집필자 | 박종익 |
[정의]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장전리에서 밭과 관련되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91년 논산군에서 간행한 『내 고장 으뜸가꾸기 마을이야기 모음』1-연산에 실려 있다.
[내용]
장전리는 옛날부터 논보다 밭이 많아 밭고랑이라고도 불렀다. 계룡산 줄기에 있는 장전리는 곡식을 심어 가꿀만한 장소만 있으면 땅을 일구어 밭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이곳은 논보다 밭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어느 날, 이 마을에 사는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콩밭을 매고 있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며느리의 온 몸이 땀에 젖었다. 뜨거운 햇빛으로 달구어진 콩밭 고랑에서는 더운 김이 확확 치밀어 올라 숨쉬기조차 힘겨울 정도였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밭을 매다보니 이제는 밭만 쳐다보아도 지겨워지기까지 하였다.
한참 동안 밭을 매던 며느리는 허리도 아프고 피곤하여 잠시 일어서 허리를 주먹으로 몇 번 두드리고 나서 남아 있는 밭고랑을 쳐다보았다. 앞이 캄캄했다. 잠시 나무 밑에서라도 쉬고 싶었지만 나이 드신 시어머니가 좀처럼 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시어머니가 원망스러웠다. 까마득한 콩밭 고랑을 바라보면서, “내가 어쩌다 이런 곳에 시집 와서 이 고생을 한담.”하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평생 동안 밭을 매며 이런 생활을 할 것을 생각하니 앞 일이 한심스러웠다. 어느 사이 며느리의 눈 가장자리에 눈물이 글썽이고 있었다. ‘이 집에 오래 살다가는 밭만 일구다 평생을 마치겠구나.’라는 생각만 되풀이되었다. 그 순간 며느리는 호미를 밭고랑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그 길로 그 집에서 도망쳐 버렸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집을 나간 며느리를 조금도 원망하지 않았다. ‘오죽 지겨웠으면 밭을 매다 도망쳤을까?’하며 이해하였다고 한다. 그 뒤 사람들은 이 마을에 긴 밭이 많다 하여 마을 이름을 장전(長田)이라 불렀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장전리」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집나간 며느리이다. 매일 같이 고랑이 긴 밭을 매던 며느리가 평생 밭 매며 사는 것에 회의를 품고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자 유난히 밭고랑이 긴 이곳 마을을 장전리라고 했다는 지명유래담이다. 과거 농촌 마을 여성들이 가난한 살림을 꾸려가는 고단한 일상적 삶을 다루고 있으며, 여기에 등장하는 시어머니나 며느리 또한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상에 대해 며느리가 회의하고 급기야 일탈하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