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태평양 전쟁 말기 패전의 위기에 몰린 일본이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구축한 일본 해군 비행장의 부속 시설.

[개설]

알오름 갱도[동굴]진지는 전체 길이가 1,220m에 이르는 미로형의 대형 동굴로 입구는 6개소이다. 일본 해군 진해경비부 제201부대 인도목록에는 해군 항공기지[알뜨르 비행장] 주요시설 중 수도(隧道)[평지나 산·바다·강 따위의 밑바닥을 뚫어서 굴로 만든 철도나 도로]가 5만7000㎡로 기록되어 있는데 알오름 갱도[동굴]진지는 이것과 연관된다. 일본 방위연구소 도서관 소장 「제주도항공기지위치도」[1945년 5월 1일 현재]에는 어뢰·통신·연료·화약 등을 저장하고, 고각[사]포 지휘 등을 위한 용도로 표기되어 있다.

[건립 경위]

1941년 12월, 미국 하와이 진주만 기습으로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1942년 태평양 상의 미드웨이 해전에서의 패배를 기점으로 미국 중심의 연합군에 의해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전장이 점차 일본 본토로 접근해 오면서 본토 사수의 전략거점으로 제주도의 위치는 중요해졌고, 이에 따른 비행장 기능의 확충이 필요했다. 한편으로는 미군의 공격에 맞서 비행장을 경비하고 한편으로는 비행장과 항공기, 각종 탄약, 원료 등을 은폐, 엄폐, 저장할 공간도 필요해졌다. 알오름의 갱도[동굴]진지는 바로 이러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증언 등에 따르면 공사는 알뜨르 비행장[해군 비행장] 확장 공사와 맞물려 1944년부터 종전 시까지 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

비행장을 중심으로 제5항공군 소속 비행대가 주둔하고 공사에는 진해경비부 제201부대, 제408특설경비공병대 등이 임했다.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153번지 동알오름(東卵峰)과 대정읍 상모리 1,618번지 섯알오름[西卵峰] 사이에 위치한다.

[형태]

갱도[동굴]진지는 입구가 6개이며 트럭이 통행할 수 있는 정도의 대형이면서 미로형이다. 진지 규모는 전체 길이가 약 1,220m 정도인 것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것 중 최대로 조사되고 있다.

[현황]

갱도[동굴] 내부는 거대한 동공 형태로 뚫려 있으며, 부분적으로 천정이 무너져 내린 곳도 있다. 주민들이 축사 또는 젓갈 숙성 장소, 기타 저장고 등의 용도로 일부 이용했었다. 입구는 축사로 이용되었던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인위적, 혹은 자연적으로 막혀 있다. 2006년 12월 4일 국가등록문화재 제310호로 지정되었다가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국가등록문화재로 재지정되었다.

[의의와 평가]

이 시설은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 해군의 비행장 부속 시설이다. 당시 일본군은 모든 시설물들을 은폐·엄폐했으며, 지하에도 전쟁 수행을 할 수 있는 시설들을 구축해놓고 있었다. 이 시설은 그러한 일본 해군의 방어준비 상황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제주도에서 발견되고 있는 일본군 동굴진지 중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정도 대규모의 보기 드문 지하 구조물로서 의의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