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죽절리에서 지렁이국을 먹고 눈 뜬 할머니에 관해 전해오는 이야기.

[개설]

부모를 잘 봉양하는 효행담은 전국적으로 널리 분포하고 있다. ‘지렁이’를 소재로 한 효행담은 보통 효성스러운 아들이나 며느리가 먹을 것이 없어서 지렁이국으로 홀어머니를 모셨는데, 이것이 영양을 보충하는 계기가 되어 눈을 뜨게 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렁이로 효도한 며느리」[전라북도 완주군 경천면], 「‘지렁이국’이란 말에 눈뜬 노모」[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장님 어머니와 지렁이국」[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등 이야기가 전라북도 완주군 일대에서 전승되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지렁이국 먹고 눈 뜬 할머니」는 황인덕이 2001년 7월 29일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 죽절리 내주마을 이명순[여, 79세]에게 채록해, 『완주의 구전설화』[신아출판사, 2001] 250~251쪽에 「지렁이국 먹고 눈 뜬 할머니」로 수록되었다. 한국구비문학대계 누리집에서는 「장님 어머니와 지렁이국」라는 제목으로 음성과 함께 텍스트가 제공되고 있다. 「장님 어머니와 지렁이국」은 1980년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 백기순에게 채록했다.

[내용]

효자 아들이 고기를 많이 사다 놓고 부인에게 자기 어머니 대접을 부탁하고 외출했다. 그런데 며느리는 그 고기를 시어머니에게 해주기 아까워서 남편이 사다 놓은 고기를 본인이 다 먹고 시어머니에게는 지렁이를 잡아다가 끓여 주었다. 시어머니는 눈이 안 보이는 장님이었는데 지렁이국이 너무 맛있어서 잘 먹고 살이 올랐다. 시어머니는 맛있는 것이 무슨 고기인지 궁금해서 며느리 몰래 지렁이국에서 건더기 하나를 건져서 몰래 자리 밑에 숨겨 놓았다. 드디어 아들이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의 얼굴이 좋아졌음을 보고 부인이 봉양을 잘했다고 좋아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자리 밑에 숨겨둔 지렁이를 꺼내서 이렇게 맛있는 고기가 무슨 고기냐고 물었고 아들이 보니 그것은 지렁이였다. 아들이 놀라 펄펄 뛰었고, 어머니도 놀라 갑자기 눈을 번쩍 떴으며, 대신 며느리는 벌을 받아 장님이 되었다.

[모티프 분석]

「지렁이국을 먹고 눈뜬 할머니」 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효’와 ‘개안(開眼)’이다. 보통 이 유형의 이야기는 지극한 효심은 장님도 눈을 뜨게 할 수 있다는, 즉 효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서사가 진행된다. 그런데 전라북도 완주 지역의 「지렁이국을 먹고 눈뜬 할머니」는 효성스러운 아들과 효성스럽지 못한 며느리를 이분화하여 시어머니는 눈을 뜨는 대신 며느리는 벌을 받아 장님이 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선명한 대비는 이야기의 대중성을 확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