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102213 |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북도 영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최은하 |
관련 사항 시기/일시 | 1933년 10월 - 백신애,「ㅅ거래이」를 「꺼래이」로 개작 발표 |
---|---|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33년 - 백신애,『신여성』에 「ㅅ거래이」발표 |
배경 지역 | 「꺼래이」 - 러시아 시베리아 |
성격 | 소설 |
작가 | 백신애 |
[정의]
경상북도 영천 출신의 소설가 백신애의 대표 소설.
[개설]
1933년 『신여성』 1~2월호에 「ㅅ거래이」로 발표했다가 10월에 「꺼래이」로 개작 발표한 백신애의 단편소설이다. 백신애는 1908년 5월 20일 영천군 창구동 68번지에서 출생했다. 1923년 경북사범학교 강습과에 입학하고 다음해 졸업 한 후 영천공립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1929년 단편소설 「나의 어머니」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1등으로 당선되었다. 1930년 일본으로 가 삼육회·근우회 동경지회에 관여했으며, 1932년 가을에 귀국해 이듬해 봄에 결혼했다. 1934년 단편소설 「꺼래이」·「복선이」·「채색교」·「적빈」·「낙오」를 발표하고 1938년까지 15편의 단편소설 등을 발표했다.
1938년 중국 청도와 상해 여행 중인 11월에 이혼하고 이듬해 5월 말경 경성제국대학병원에 췌장암으로 입원해 6월 23일에 사망했다. 유작으로 중편 「아름다운 노을」을 발표했다. 1987년 소설집 『꺼래이』를 『조선일보』에서 간행했고, 2008년 고향 영천에 백신애 문학비를 세우고 문학상을 제정했다.
[구성]
「꺼래이」는 순이라는 화자를 통해 내용이 전개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이다. 또 이 소설은 시베리아 벌판과 기선[기선의 갑판과 선실], 항구, 수용소 다시 시베리아 벌판 등으로 장소의 이동에 따라 상황이 변하고 있다.
식민지 조국에서 가난을 버티지 못하고 떠난 ‘꺼래이[한국인]‘들의 러시아에서의 삶은 수용소에 갇힌 조선인들 간의 대화를 통해 드러나며, “헤매어 넘어 온 국경의 험악한 길을 다시금 쫓겨 넘는 가엾은 흰 옷의 꺼래이 떼……” 라고 적힌 수용소의 낙서는 인간 이하의 감금과 추방을 당하면서도 살기 위해 다시 러시아 땅으로 건너오는 우리 민족의 처량한 신세를 잘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식민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비극과 현실을 고발한 것으로서 조국을 떠나 만리타향 시베리아 벌판에서 겪어야 했던 당시 조선인들의 험난한 삶이 사실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다.
[내용]
순이 일가는 러시아군에게 죄인처럼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다. 초가을 고국을 떠날 때 입었던 엷은 옷 위로 시베리아의 냉혹한 바람이 불어 닥쳐 몸뚱아리는 얼어터진지 오래됐다. 순이 아버지가 농토를 찾아서 고국을 떠나 이곳 시베리아에 왔다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할아버지·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뼈라도 찾기 위해 떠난 것이 이렇게 죄인처럼 끌려가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조선 청년 두 명과 중국인 쿨니를 포함해 도합 여섯 명인 순이 일행은 끌려가다 바닷가에 당도하게 되고 기선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눈보라와 풍랑이 몰아치는 갑판에서 얼어 죽을 지경에 처하고 용기를 낸 순이가 겨우 선원들을 설득하여 선실로 자리를 옮기며 동사를 면하게 된다.
러시아 군인들은 순이 일행을 “꺼래이…… 꺼래이…….”하고 부르는데 ‘꺼래이’라는 것은 고려라는 말이니 즉 조선 사람[순이 일행]을 가리키는 것이다.
드디어 항구에 도착하고 배에서 내린 순이 일행은 복색을 한 군인에게 끌려 벽돌로 만든 집으로 향하는데, 그곳은 순이 일행과 같은 조선인들이 가득 갇혀있는 곳이었다. 순이 일행은 그래도 동포들이 있는 곳에서 따뜻한 고향에 돌아온 듯 힘을 얻는다. 앉을 자리도 없어 서있는 쿨니에게 순이가 자리를 만들어주자 쿨니는 순이에게 시커먼 빵조각을 나누어주기도 한다.
수용소에서 순이 일행은 땅을 무상으로 나누어준다는 소식을 듣고 시베리아에 온 조선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다가 이들이 하나둘 국경 밖으로 추방되고 순이 일행만 남게 된다.
순이는 수용소 벽에 적힌 “헤매어 넘어 온 국경의 험악한 길을 다시금 쫓겨 넘는 가엾은 흰 옷의 꺼래이 떼……”라는 낙서를 읽고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는 왜 이 땅에 오셨습니까. 이 딸은 아버지의 해골조차 모셔가지 못하옵고 이 지경에 빠졌습니다. 아버지의 영혼만은 고향집에 가옵시다. 순이.”라고 벽에 적었다.
얼마 후 순이 일행도 추방 명령이 떨어지고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 그 냉혹한 찬바람에 시달리며 세 사람은 추방의 길에 올랐다. 그러나 국경을 5리 남겨두고 추위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할아버지는 그만 쓰러지고 만다. 목 놓아 우는 순이에게 러시아 군인은 ‘일어서라‘고 소리친다.
[특징]
「꺼래이」는 백신애의 수필 「시베리아 방랑기」를 통해서 짐작할 수 있듯, 밀항으로 시베리아와 블라디보스톡을 여행한 작가의 경험이 소설에 반영된 일종의 자전적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꺼래이」는 시베리아에서 죽은 아버지를 찾아 나선 순이 일행이 이국땅에서 겪은 참담함과 식민지 조국을 떠나 시베리아 등지를 방황하는 ‘꺼래이[고려: 한국인]’들의 고초를 그린 작품이다.
[의의와 평가]
백신애의 작품 세계는 사실주의 문학으로 집약되어지되 가난한 사람들과 그 피폐상, 그리고 약한 사람들의 목소리와 고등실업자인 지식인들의 시대고로 형상화되어진다.
「꺼래이」는 고국에 자기 소유의 땅이라곤 없는 함경도 사람들이 무상으로 넓은 땅을 떼어 준다는 말을 듣고 시베리아로 찾아들다가 도리어 국경을 넘었다고 러시아군에 붙들려 혹독한 감금생활 끝에 풀려나는 이야기인데 당시 우리 민족의 슬픈 삶을 표현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