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6C010202
지역 전라북도 김제시 죽산면 홍산리 내촌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배해수

내촌마을은 현재 약 40여 호가 살고 있지만 새마을운동이 시작되던 1970~1980년경에는 120여 호가 살았던 비교적 큰 마을이었다.

마을을 죽 돌아보면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품이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가까이 가 보면 비어 있는 집들이 많다. 마을 인구는 10~15년 전부터 급격하게 줄어들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농촌에서는 자식들을 교육시키며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마을의 정보를 제공한 이두영[1931년생] 할아버지는 과거에 죽산면 예비군 중대장과 죽산농업협동조합장을 역임했으며, 지금도 마을의 대소사를 중재하고 있을 정도로 고향인 내촌에 대한 애향심이 크다.

할아버지는 6남매 중에 막내로 태어나 부모와 형제들의 사랑을 받고 자라며 고등학교를 다니던 중 한국전쟁을 겪게 되었다.

그리하여 인민군이 김제 인근 익산까지 내려오자 그는 가족의 걱정을 뒤로한 채 학도병으로 자원입대하였다.

그 후 할아버지는 군대에 복무하던 시기에만 잠시 고향을 떠나 있었을 뿐, 중위로 제대한 후에는 계속해서 고향에 머물렀다.

객지에 머물 기회도 많았지만 부모 형제에 대한 그리움을 이겨 낼 자신이 없어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들 곁에서 살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애향심이 지극한 이두영 할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내촌마을죽산면 내에서도 특히 단합이 잘되어, 큰일은 물론이며 작은 일에도 협조를 잘하고 주민들 간의 갈등이 거의 없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을 하나로 묶었던 체육대회]

죽산면 사람들이 모여서 우의를 다지는 체육대회는 일제강점기에도 있었는데, 내촌마을이 우승을 하여 그때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 내촌마을회관에 걸려 있다.

빛바랜 사진이 벽면 한구석을 장식하고 있는 것이 마치 마을의 역사를 말해 주는 듯해서 인상적이다. 이 체육대회는 한동안 중단되었다가 몇 해 전부터 ‘죽산면민의 날’ 행사에서 다시 개최되고 있다.

가을철에 열리는 면민체육대회는 한 해 걸러 2년마다 죽산중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된다. 죽산면의 모든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여 함께하는 즐거운 축제이다. 마을 사람들이 거의 다 참가하는 줄다리기는 이 행사의 백미로 이때는 모두가 합심하여 호흡을 맞춘다.

마을 주민의 평균 연령이 60대 이상으로 다른 마을 사정도 이와 비슷한데, 힘을 써야 하는 체육대회에서도 젊은 사람들을 찾아보는 것이 어렵다. 체육대회는 신명난 풍물놀이를 시작으로 남성들의 제기차기·씨름·축구와 여성들만 참여하는 투호·고리 던지기·고무신 멀리 던지기, 그리고 남녀가 함께하는 이어달리기·남녀가 껴안고 풍선 터트리기 등으로 진행된다.

내촌마을에서는 체육대회가 시작되기 한참 전에 마을 사람들이 회관 앞에서 연습을 하고 그 중에 잘하는 사람을 뽑아 미리 출전 선수를 정한다. 주민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이 체육대회를 기다리는데, 이는 농촌에서 마을 사람 전체가 흥겹게 마음을 맞추어 볼 수 있는 행사가 별로 없어서이기도 하다. 내촌마을은 2009년 대회에서 우승하여, 이를 기념하는 트로피를 마을회관에 자랑거리로 보관하고 있다.

또한 2007년부터 매년 3월에 김제시에서 주최한 노인체육대회[일명 실버타운대회]가 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데, 첫 해 내촌마을이 1등을 하였다.

안우상[1935년생] 할머니는 내촌마을이 1등을 한 것은 자신이 바둑알까기에서 1등을 했기 때문이라고 자랑하였다. 그러면서 그때 상품으로 받은 쌀 4㎏를 동네 사람들과 회관에서 밥을 해 먹었다고 흐뭇해했다.

[사람들의 활력소가 되어 주는 김제지평선축제]

마을 축제가 줄어들고 있던 차에 1999년부터 열리기 시작해서 2009년 제11회 대회를 치른 ‘김제지평선축제’는 마을 사람들에게 활력소가 되고 있다. 축제가 열리는 장소는 부량면 벽골제내촌과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10월 중에 열리는 김제지평선축제에서는 아름다운 코스모스 길과 도시에서 보기 힘든 넓은 들판에 하늘과 땅이 맞닿는 지평선을 만날 수 있다. 이 기간에는 마을 주민들도 바쁜 일손을 놓고 축제의 장소를 찾는다.

김제지평선축제는 지역민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참여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성공을 거두어서 5년 연속 최우수 축제로 문화관광부에서 선정하기도 했다. 특히 김제의 자연, 문화, 역사적인 특성을 살린 체험적 축제로 여타 자치 단체에서 외부인들을 대상으로 형식적인 모양새 갖추기에 급급한 기존의 축제들과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특색으로 인근 김제 주민들은 물론 외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의 호응도가 높다. 내촌마을 주민들도 이 축제 기간에는 구경꾼이 아닌 주인의식을 가지고 축제에 참여하며, 그곳에서 평소 만나기 어려웠던 다른 지역 사람들과도 만나서 흥겨운 어울림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이제는 사라진 공동체 행사들]

과거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힘을 합쳐야 할 수 있었던 일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지역을 막론하고 공동체적인 마을 행사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특히 주민들이 많았을 당시는 마을의 크고 작은 애경사를 마을 주민 전체가 함께했는데, 그 중에서도 상례는 슬픔을 함께 나누며 이웃 간의 끈끈한 정을 확인하는 동기가 되었었다.

내촌마을 역시 예전에는 마을에 초상이 났을 경우, 한 집 건너 일가친척들이 살아서 서로 집안일로 생각하고 협조했었다. 그러나 요즈음의 장례식은 대부분 병원이나 장례식장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마을에서는 더 이상 예전 풍경을 만날 수 없다. 1989년 정상용 씨의 부친을 모신 상여가 마지막으로 마을 주민들에 의해 운구된 이후로 상여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있다.

결혼식 또한 사정이 비슷하여 마을 주민의 자제가 결혼하면 여러 명이 모여서 결혼식장으로 향하거나 인편에 축의금을 전달하는 일이 관행이 되었다고 한다.

[정보제공]

  • •  이두영(남, 1931년생, 홍산리 내촌마을 웃몰 주민)
  • •  정인곤(남, 1932년생, 홍산리 내촌마을 노인회장)
  • •  안우상(여, 1935년생, 홍산리 내촌마을 웃몰 주민)
[참고문헌]
  • 김제시청(http://www.gimje.go.kr/)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