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치소마을에서 정월 초이튿날에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며 지내는 마을 제사.

[개설]

서정리 치소 당제는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치소마을에서 해마다 정월 초이튿날에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며 지내는 당제와 짐대제[솟대제]를 일컫는 말이다. 정월 초이튿날이 되면 오후 다섯 시 무렵 먼저 마을 뒷산에 있는 산신당에서 마을의 풍년과 마을 사람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산신제를 지내고 마을 앞 사장터(射場터)[활을 쏘던 곳]에 있는 두 개의 짐대[솟대]에서 다시 제를 모신다.

[연원 및 변천]

서정리 치소 당제가 언제 무슨 이유로 시작되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마을공동체 의례로 오랜 기간 지속해 온 민속이다. 본래 제사 날짜는 정월대보름날이었으나, 미황사에서 제사를 올리면서 정월 초사흗날로 바꾸었다가 이후 청주사 승려가 모시게 되면서 다시 정월 초이튿날로 변경하였다고 한다.

[신당/신체의 형태]

마을 뒷산의 상당 도제터에 산신할머니를 모신 산신당이 있다. 본래 초가로 되어 있던 것을 1986년에 시멘트로 다시 세운 것이다. 주민들은 이 산신당을 매우 영험하게 생각하여 근처 소나무 가지 하나라도 건드리면 반드시 그 사람에게 동티[지신(地神)]을 화나게 하여 받는 재앙]가 난다고 믿고 있다.

하당 사장터 위에는 짐대가 세워져 있다. 마을 가운데에서 마을 밖 동남쪽을 바라보고 세워져 있는 짐대의 지지봉은 높이 7m, 둘레 25㎝인 쇠파이프로 되어 있으며 상단에는 정교하게 조각된 ‘매’ 한 마리가 놓여 있다. 본래 마을의 짐대는 나무로 되어 있었으나 번번이 새로 세워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마을 회의를 통해 쇠파이프로 교체한 것이라 한다. 과거에 나무로 짐대를 세울 때는 마을 청년들이 산에 가서 나무를 구해 온 후 마을 노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 풍물을 치며 직접 제작하였다고 한다. 짐대 옆에는 삼각형의 선돌[높이 150㎝, 둘레 120㎝] 한 기가 세워져 있으나 그것에는 주민들이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절차]

섣달 20일 무렵에 마을 노인들 중에서 평소 행실이 바르고 집안에 출산이나 초상이 없는 사람 한 명을 제관으로 선정한다. 동네 이장이 제관의 집에 황토를 뿌리면 이때부터 바깥출입을 할 수 없다. 제사를 모시기 전날, 제관의 집에는 왼새끼로 꼰 금줄이 걸린다.

초사흗날 새벽이 되면 산신당에 올라가 유교식 절차를 따라 제를 모시는데, 이때 메와 탕은 세 개씩 마련하고 그 밖에도 청주와 과실 등을 제물로 올린다. 마을의 풍년과 무병을 축원하고 나서 가호소지-군경소지-우마소지 순으로 소지를 올린다. 이후 마을로 내려와 짐대제를 행하는데, 앞의 제의와 동일한 방식으로 하되 짐대제에는 소지를 올리지 않고 짐대 앞에 허수아비를 모시며 풍물패가 참여한다는 점이 다르다. 제를 지내고 풍물패가 한바탕 놀고 나면 허수아비에 음식을 넣어 마을 밖으로 가지고 나간다. 마을에서 가장 입담 좋은 사람이 허수아비에게 마을의 안녕과 풍요, 외지에 나가 있는 출향인들의 안전을 비는 축원을 하며 허수아비를 버린다.

모든 제의가 끝나면 쇳소리나 말소리를 일절 내지 않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미황사 승려가 당제를 지낼 때에는 모든 절차는 옛날과 같으나 마을에서 집사라 하여 생기[길일]가 맞는 대표 한 명을 뽑아 심부름과 의례를 돕게 했다. 2000년대 초에는 마을에 있는 청주사에서 승려를 모셔 온다.

[축문]

미황사의 향암 주지가 의례에서 사용하던 축원문을 보면 다음과 같다.

“남무만덕고승, 성개한적, 산왕대신(南無萬德高勝, 性皆閒寂, 山王大神)/ 남무차산국내, 항주대성, 산왕대신(南無此山局內, 恒住大聖, 山王大神)/ 남무십방법계, 지령지성, 산왕대신(南無十方法界, 至靈至聖, 山王大神)/ 보소청진언, 남무보보(普召請眞言, 南無步步) 제리가리다리 다타아다야 (3번 낭송)/ 체이산왕대성자. 최신최령, 능위능맹(切以山王大聖者. 最新最靈, 能威能猛)/ 능맹지처 최요항마. 최령지시(能猛之處 催妖降魔. 最靈之時)/ 소재항복, 유구개수, 무원불종(消災降福, 有求皆遂, 無願不從)/ 이 송지면 서정리(是以 松旨面 西亭里) ○○부락 대표/ 아무개 아무개 (동네 이름 각각 불러준다)/ 금월금일 건설(今月今日 虔設).”

[부대 행사]

서정리 치소 당제는 제를 마치고 난 이튿날 마을 회의를 열어 제사 비용을 결산하고 한 해 동안 있을 제반 사항을 의논한다.

[현황]

서정리 치소 당제는 마을 인구의 축소와 노령화 등으로 2010년을 전후하여 중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