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3015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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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巫俗信仰 |
영어음역 | Musok Sinang |
영어의미역 | Shamanism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북도 제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최명환 |
[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에서 무당을 중심으로 민간에 전승되는 습속.
[개설]
무속 신앙은 외래 종교인 불교·유교·개신교 등의 상대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샤머니즘을 무속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는 샤머니즘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종교적 현상으로 전래해 왔기 때문이다. 제천 지역의 무속 신앙은 굿과 독경(讀經)으로 나뉜다. 굿은 각 거리마다 신을 불러 들여 즐겁게 달래 주고, 더불어 인간의 소원을 기원하는 형태로 진행하며, 독경은 법사에 의해 폐쇄적 공간에서 해당 무경(巫經)을 읽는 형태를 보인다.
[배경]
제천시는 충청북도 북부 지역의 산과 강이 어울린 농촌 지역이다. 변방 문화 내지 주변 문화적 특성이 여느 지역보다 강하게 나타난다. 이는 삼국 시대 당시에는 각축장이었다는 데서, 또는 왕도(王都)로부터 다소 유리된 변방이었다는 데서 연유한다. 이후 통일 신라, 고려, 조선 초에 이르기까지 각 시기별 고유의 왕조 문화가 유입되기는 하지만, 중심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은 주변 문화가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문화 현상은 지속된다.
그러나 조선 후기 김장생(金長生)[1548~1631]이 등장하면서부터, 그리고 송시열(宋時烈)[1607~1689]에 의해 정계가 주도되면서 충청북도가 조선의 정신을 이끄는 중심지로 부각된다. 특히 기호학맥을 통틀어 가장 권위 있는 노론계 서원인 화양서원(華陽書院)을 중심으로 지배적인 성리학 문화를 형성한다. 청풍을 포함한 제천 지역도 권상하(權尙夏)를 비롯하여 노론계 인사들의 권위가 강한 지역 중 하나였다. 이후 이전의 권위 내지 영향력은 실추되지만 그 정신만은 개항기의 민족사 운동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계승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적 특성은 제천 지역의 무속 신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의 무속 신앙에서 나타나고 있는 독경 위주의 굿 진행과 그에 따른 무경의 발달은 유교의 영향을 배제하고는 생각할 수 없다. 즉 한문학 위주의 경문을 읽어내는 것으로 굿을 진행하는 독경은 유교와 도교를 토대로 발전했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독경으로 잡귀를 물리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에서 유교의 권위를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천의 굿]
굿은 신과 인간 사이를 중개하는 일체의 주술이나 종교 현상을 의미한다. 굿은 각 거리마다 신을 불러들여[請陪] 즐겁게 달래 주고[娛神], 더불어 인간의 소원을 기원하는[祝願] 형태로 진행한다. 따라서 사설, 타령, 춤, 놀이 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축제의 장이다.
[제천의 독경]
독경은 법사에 의해 폐쇄적 공간에서 해당 무경만을 송독(誦讀)하는 형태를 하고 있다. 무구(巫具)로서 북, 산통(算筒), 신장봉(神將棒)이, 무장(武裝)으로서 창호지로 접은 신모(神帽) 내지 갓이나 도포가, 제물로서 떡과 술, 돼지머리 등이 사용된다. 또한 특별한 청중도 없다.
독경에서의 무경은 대개 한문 어투의 문서로서 전승하며, 신통(神統)의 나열, 신병(神兵)의 결진(結陣), 역신(疫神)의 착금(捉擒) 등이 주된 내용이다. 무경은 굿에서 사용하는 무가와 달리 잡귀·잡신을 위협하는 무서운 주사(呪詞)이며, 특히 치병 기능을 담당하는 경문인 「팔문신장편(八門神將篇)」이나 「옥추경(玉樞經)」 등은 병의 원인이 되는 역신에게 비는 것이 아니라, 법사들이 모시고 있는 신장(神將)을 통해 역신을 물리치는 적극적인 축사(逐詞)이다.
제천시에서는 독경을 흔히 ‘앉은굿’ 또는 ‘양반굿’이라고 한다. 지역적인 특징을 함축하고 있는 굿거리이며, 법사에 의해 단독으로 연행되는 독자적 굿거리이다. 제천의 무(巫) 의식은 양반층이 선호하였으며, 의식 자체도 엄숙하여 청중의 참여가 단절된다. 뿐만 아니라 무(巫) 의식의 주체는 법사 단독이며, 사설의 구조에서도 가변성 자체가 폐쇄된다.
이러한 폐쇄적인 성향에 영향을 미친 직접적인 요인은 충청북도 양반 계급의 절대적인 권위와 특권 의식이다. 굿판에 갈 수 없었던 양반이 필요에 의해 굿을 한다 해도 오락적 분위기 속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굿을 하는 여무(女巫)를 상대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법사는 엄숙한 분위기를 선호하였고, 요즈음의 법사도 이러한 상황에 호응하여 무 의식을 진행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