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3019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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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巫具 |
영어음역 | Mugu |
영어의미역 | Shaman Tool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북도 제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안상경 |
[정의]
충청북도 제천 지역의 무당이 굿을 주재할 때 사용하는 각종 도구.
[개설]
무구란 무당이 굿을 할 때 사용하는 신, 칼, 작두, 방울, 부채 등의 도구와 장구, 자바라 등의 악기를 일컫는다. 법사와 보살은 개인에 따라 무당의 계열과 속성, 굿의 절차와 방식, 사설의 목적과 내용, 사설의 형태와 전달 등이 상이하다. 그렇기 때문에 굿을 주재할 때 개별 굿거리에서 사용하는 무구도 상이하다. 법사와 보살은 굿의 효율을 높이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무구를 이용한다.
[법사의 무구]
법사는 악령을 제거하고자 할 때, 제장에 설경(設經)을 설치한다. 설경은 ‘종이바수기’로 불리는 대형 종이 부적이다. 설경의 종류에는 팔문(八門), 팔진(八陣), 금쇄진(金鎖陣), 휘사(徽絲) 등이 있다. 팔문은 구궁(九宮)에 맞추어 길흉을 점치는 여덟 문, 즉 휴문(休門), 사문(死門), 상문(傷門), 두문(杜門), 개문(開門), 경문(驚門), 생문(生門), 경문(景門)을 의미하는 술가의 용어로서 내설경(內設經)을 말한다. 팔진은 팔문에 해당하는 각 방위마다 신장(神將)이나 신병(神兵)의 형상을 둘러치는 입체형 외설경(外設經)을 말한다. 금쇄진은 악령을 잡아 가두는 자물쇠로서 철망을 말한다. 철사는 일체의 설경에 덧씌워 악령을 잡는 그물을 말한다. 천상계와 인간계를 연결하는 통로를 만들고, 악령을 위협하여 제거하는 신장이나 신병을 포진시키고, 악령을 포위하여 감금하는 그물이나 자물쇠를 곳곳에 설치함으로써 위협의 강도를 배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법사는 사귀대, 단지거름, 도검(桃劍) 등을 활용한다. 사귀대는 한지를 여러 갈래 오려서 만든 엄지손가락 크기의 인형으로 사귀를 상징한다. 흔히 ‘귀신발발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복숭아 나뭇가지에 청색·홍색·백색의 헝겊을 엮어 만들었다고 한다. 귀신단지는 호리병이나 네 홉의 소주병을 한지로 에워싼 형태이다. 이곳에 사귀대를 집어넣고 그 입구를 막는 모의 행위로써 악령을 감금한다. 특히 귀신단지의 뚜껑은 고춧가루와 밀가루를 반죽하여 만든다. 경우에 따라 재와 소금을 섞기도 하며, 부적을 붙이기도 한다. 동토와 악령을 모두 제거한 다음에는 귀신단지를 왼새끼로 몇 겹 둘러 묶은 후 서쪽에 있는 인근의 농로에 91㎝ 깊이의 땅을 파고 묻는다. 예전에는 서낭당 앞이나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삼거리에 묻었다고 한다. 도검은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 나뭇가지를 1m 간격으로 자른 후, 이를 창호지로 감고 긴 숱을 늘어뜨린 채찍과 흡사한 형태이다.
한편 무악기로는 ‘고장(鼓杖)’으로 일컫는 북과 징을 사용한다. ‘체[가루를 곱게 칠 때 쓰는 도구]’에다 북을 세로로 고정시켜 놓고, 오른손으로 북채를 잡고 친다. 북 왼쪽에는 헝겊을 십자 형태로 꼬아 만든 ‘징 받침’을 바닥에 놓고, 그 위에서 공명이 잘 되도록 징을 엎어 놓고 친다. 북과 징은 무경을 구송할 때 일종의 배경 소리를 내는 역할을 한다. 무경을 구송할 때는 징 소리가 약하고, 무경을 구송하는 사이사이 휴지기에는 징 소리를 크게 낸다. 북은 해당 신격을 청배하는 무악기로서 의미를 갖으며, 징은 역신이나 잡귀·잡신 등 악령을 제거하는 무악기로서 의미를 갖는다.
[보살의 무구]
보살은 신간(神竿)으로서 신장대나 오방기를 통해 신의 의지를 확인한다. 신장대는 50㎝ 정도의 굵은 대나무에 창호지로 수술을 달아 놓은 형태이다. 오방기는 약 50㎝의 얇은 대나무에 오방에 상응하는 다섯 색깔[파랑, 하양, 빨강, 검정, 노랑]의 기를 달아 놓은 형태이다. 한편 굿의 목적에 따라 망자를 상징하는 인형을 사용하기도 하고, 망자를 극락으로 인도할 가마나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무복을 입고 무악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무복은 조선 시대의 관복(官服), 군복(軍服), 승복(僧服) 등에서 차용한 것으로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라 ‘신복(神服)’이라고 불릴 정도로 해당 신격을 복색(服色)으로 표현한다. 또 무악기로서 장구나 바라를 사용한다. 굿의 규모에 따라서 대금, 피리, 해금이 가해지기도 한다. 장구는 춤뿐만 아니라 무가의 반주로 사용되며, 바라는 도무할 때 사용된다. 보살의 무악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도무할 때 반주하는 속칭 ‘떵더꿍장단’이다. 떵더꿍장단은 굉음의 장단으로서 무당으로 하여금 무아지경의 상태로 들어가도록 유도한다.
[현황]
제천 지역의 법사가 사용하는 무구는 대체적으로 지역의 굿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그러나 보살이 사용하는 무구는 서울 굿의 영향으로 지역의 굿 전통에 덧대어 보다 다양한 무구를 사용하고 있다. 예컨대 무악기로서 제파리, 꽹과리, 세납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큰머리[별상큰머리, 성모천왕큰머리, 천존큰머리, 선녀큰머리, 옥황상제큰머리, 천지신명큰머리] 등을 사용하고 있다. 복식의 경우에도 일반적인 형태와 색감의 불사복, 선녀복, 산신복, 대신복, 별상복, 대감복 등을 사용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제천 지역의 무구는 충청도 법사들이 사용하는 무구와 대동소이하여, 아직은 제천 지역만의 특색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러나 충청도 무구 사용의 전통적인 모습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