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7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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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양영자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어린이들이 지게발을 이용하여 경주하는 놀이.
[개설]
지게발걷기 놀이는 지게를 만드는 나무처럼 생긴, 가지가 돋은 나뭇가지 두 개를 준비하여, 그 가지가 돋아난 자리에 발을 올려 딛고 윗부분을 손으로 잡고 목발로 걸어갔다 걸어왔다 하는 놀이이다. 주로 눈이 많이 쌓인 겨울에 동네 아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게발을 타고서 누가 멀리 가나를 경주하는 걸음놀이이다. 쓰러지지 않고 신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놀이의 관건으로 묘기처럼 보인다.
[연원]
눈이나 비가 온 날 발을 적시지 않거나 눈에 빠지지 않고 갈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놀이로, 아주 오래 전부터 행해져 온 것으로 추정된다.
[놀이 도구 및 장소]
지게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크기와 굵기로 두 개의 가지가 있는 나무막대기를 이용하여 지게발을 만든다. 대체로 나무는 잘 마르고 단단한 것을 이용해야만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마당이든 골목이든, 야산이든 적당한 지게발만 있으면 놀이터가 형성될 수 있다.
[놀이 방법]
양손으로는 지게발의 꼭대기를 잡고 아래편의 가지에 발을 디뎌 걸어가면 지게 모양의 형태로 이동할 수 있다. 지게발의 아래쪽에 발판을 만들어 발을 디디기도 하는데, 지면에서 약 50센티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도록 한다.
지게발 걷기는 혼자서 하기도 하고, 둘이서 하기도 하고, 여러 명이 겨루기를 할 수도 있다. 지게발 걷기를 할 때는 쓰러지지 않고 얼마나 멀리 걸어가는가, 누가 빨리 가는가, 서로 부딪쳐 밀쳐내더라도 잘 버티는가 등에 의해 승부가 갈린다. 처음에는 눈 위에 미끄러지기도 하고 비틀거리지만 점차 익숙해지면 마치 묘기를 하는 것처럼 재치 있게 지게발을 이용해서 걸어 다닐 수 있다. 땅에서 떨어진 자신의 몸이 공중에 올라가 뜬 기분이 되어서 마치 날아다니는 것 같은 신비한 기분을 누릴 수 있다. 패를 짜서 놀이를 하면 더욱 재미있게 할 수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제주에서는 주로 돗걸름[돼지거름]을 내거나 망[해초:모자반]을 해서 져 나를 때 지게를 사용했다. 농사일에 요긴했으므로 어느 집이나 지게 하나씩은 있었던 셈이지만 농사도구를 놀잇감으로 쓸 수는 없었다. 간혹 어른들의 눈을 피해 지게를 발삼아 걷는 놀이를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눈에 띄는 날에는 호되게 야단맞기 십상이었다. 또한 육지 지게는 발이 긴데, 제주 지게는 발이 짧은 편이어서 타고 걸어가는 놀이에는 적당하지도 않다. 농기구를 직접 놀이에 사용한 것이 아니라, 나무막대기를 지게처럼 활용한 지게발 걷기 놀이에서 아이들의 기지와 재치를 엿볼 수 있다.
[현황]
서귀포시 법환동을 비롯하여 기후가 따뜻한 바닷가 마을에서는 일반화된 놀이가 아니었으므로 놀이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렵다. 또, 기후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어느 지역이든 평지조차 돌이 많다 보니 지게발 걷기가 쉬운 놀이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이 놀이는 주로 눈이 많이 와서 오랫동안 녹지 않는 중산간마을이나 산간마을 어린아이들에게서 성행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