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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을 다투던 장기놀이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109124
지역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장노현

초등학교 3, 4학년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날 석태의 어머니는 어떤 동네 형을 집에 데려왔다.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났던 형인데 그에게서 석태의 삼형제는 장기의 기본을 배웠다. 그 후로 장기는 중요한 놀이의 하나가 되었다.

“그 형이 근데 오래 안 가르쳐 줬어요. 그 날만 가르쳐줬던 거 같아요. 그 날 장기를 했는데 서로 엉망이잖아요. 규칙도 없어요. 이 형이 이렇게 하라고 했거든. 아니거든 하면서. 엉망으로 하는데. 어느 순간 다들 재미를 붙였어요. 삼형제랑 어머니가. 아버지는 못 두시는 것 같아요. 넷이 장기에 어느 정도 물이 올랐어요. 집에 있으면 장기만 뒀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정말 네 명이 서로 각축전을 벌이면서. 아 정말 재밌게 했어요. 약간 자존심 게임이잖아요. 원래 두뇌게임이 그렇잖아요. 두뇌를 썼는데 지면 자존심 상하잖아요. 물론 몸으로 싸울 때도 마찬가지지만. 두뇌싸움일수록 크잖아요. 형제건 부모님이건 지면 기분 나쁘잖아요. 정말 진지하게 많이 뒀었죠. 어머님도 많이 장기를 좋아하셨죠. 네 명이서.”

어머니께서 형제들에게 장기를 가르쳐주신 건 아마도 혼자 집에 계시면 심심하니까 함께 어울려 놀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어머니는 삼형제 중에서도 유독 그와 장기 두는 것을 좋아하셨다. 어떤 날은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어머니가 급하게 찾으셨다. 정말 난리가 난 것처럼. 무슨 일이 난 줄만 알고 집으로 간 석태에게 어머니가 웃으시면서 장기판을 내놓으셨다. 어머니는 그렇게 장기를 좋아하셨다. 다른 놀잇감이 많지 않던 시절이라 집에서는 장기 두던 기억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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