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산리 내촌마을을 찾아가려면 먼저 김제시에서 부안 방면으로 국도 23호선을 따라 약 6㎞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죽산면을 찾아가야 한다. 또 다른 길도 있다. 김제시 남서쪽 외곽의 후신 교차로에서 국도 29호선으로 들어서서 벽골제를 향해 2㎞ 정도 가면 월촌우체국 사거리에 ‘죽산’이란 이정표가 보인다. 이 길을 따라 다시 4㎞ 정도를 가다 보면 홍산리 삼거리가 나온다....
바람도 없이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내촌을 찾아가는데 동네 어귀에 위치한 집 은행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분을 만날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1인용 평상에 누워 은행나무가 드리우는 그림자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잠시 시간을 내달라고 청하자 처음에는 휴식을 방해한 낮선 방문객이 달갑지 않은 듯하였지만, 잠시 후에 그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정판규[1...
정판규[1921년생] 할아버지는 “이제 늙어 눈이 아른거려 잘 보이지 않고 기력도 없어 말을 계속하면 힘이 든다.”면서도 살아온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들려주었다. 일제강점기 그는 농사일을 해도 일본 사람들이 다 뺏어 가서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이 시기에 일본 사람들은 안하무인으로, 마을 주민들을 마치 종 부리듯이 했다고 한다. 행여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