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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601548
한자 松筍酒
영어의미역 Pine Sprout Drink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음식물/음식물
지역 전라북도 김제시 요촌동 384-24지도보기
집필자 김영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속주|전통주
재료 멥쌀|찹쌀|송순|누룩(백곡, 황곡)
계절

[정의]

전라북도 김제시 요촌동 경주김씨 가문에서 송순(松荀)으로 담그는 전통주.

[개설]

약 400년 동안 김제 지역에 전해 내려온 송순주(松筍酒)는 경주김씨 가문의 밀장된 가용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김제시 요촌동에 사는 90세 고령인 배음숙(裵陰淑) 할머니의 구전(口傳)에 의해 전해 내려왔다. 배음숙 할머니는 15세에 김씨 가문에 시집와 시어머니와 시할머니로부터 송순주 양조법을 전수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주세법(酒稅法)에 의한 단속으로 조상의 제례에나 조금씩 빚어 왔으며, 며느리인 김복순(金福順)에게 비법을 가르쳐서 명맥이 이어져 오던 바 1987년 4월 28일 옛 것을 보호하고 계승하는 차원에서 송순주 제조 기능보유자 김복순이 지방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연원 및 변천]

송순주는 숙취의 두통이 없고 위장병과 신경통에 특효가 있으며 풍치와 강정제로 효과가 뛰어나다. 그래서 술보다는 약으로 먹어왔다. 소주와 청주의 혼합으로 만들어지는 제조 비법도 여기에 기인한다. 송순주가 김씨 집안에 정착한 것은 약 400년 전이지만 처음 만들어진 때는 고려 중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고가 원나라를 세우면서 독주인 소주가 고려 땅으로 대량 유입되었다. 그런데 초식(草食)을 주로 했던 고려인들의 체질에는 소주가 맞지 않아 술독으로 인해 병들고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것이 사회문제로 번져 고려 조정이 한때 금주령까지 내렸으나 실효가 없었다. 이에 따라 독한 술을 중화시킬 방편으로 소주와 곡주를 혼합시키는 송순주가 만들어졌다.

송순주의 내력은 이 땅에 있는 어떤 술보다도 길다. 현재 송순주의 맥을 잇고 있는 김복순[국가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제6호]의 집안에서 가양주로 전승되어 온 세월만 400년이 넘는다. 김씨의 집안에는 술 만드는 비법만 전수되는 것이 아니라 송순주가 그 집안으로 들어오게 된 내력까지도 구전되고 있다.

조선 선조 때 병조정랑까지 지낸 경주김씨 태사공파(太師公派) 16세손 김탁(金鐸)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평소 위장병과 신경통으로 많은 고초를 겪었다. 병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비법을 수소문하던 부인 완산이씨가 어느 날 산사의 여승으로부터 소나무 순으로 빚은 송순주가 병세에 좋다는 말을 들었다. 양조법을 배운 완산이씨가 김탁에게 송순주를 장기 복용시켰고 병이 호전되었다. 이후 그 소문은 조정에까지 퍼져 송순주는 궁중에서도 즐겨먹는 술이 되었다.

400년을 이어오며 송순주가 빚어지지 않은 시기는 한국전쟁 때뿐이다. 가양주로 이어졌던 우리 술들의 숨통을 거의 끊어 놓았던 밀주 단속의 여파 속에서도 송순주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만들어졌다. 밀주 단속을 피하려는 노력 또한 아주 각별하였다. 송순주를 빚는 날은 무조건 밤잠을 자지 못하는 날이었다. 한밤중이 되기까지 기다렸다가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대문을 닫아걸고 누룩을 디디고 고두밥을 지었다. 술독도 부엌 바닥에 땅을 파서 묻고는 솔잎이나 장작더미로 덮어 철저하게 위장하였다.

술 만드는 일이 편해지기 시작한 것은 밀주 단속이 사라진 1980년대부터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송순주의 명성은 전국에 퍼지기 시작하였다. 1983년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가 주최한 민속주 심사에서 송순주는 전라북도 지역의 최고 술로 공인받았다. 1987년에는 김복순이 술로는 지역 최초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가 되면서 송순주 맛을 보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만드는 법]

송순주는 술 만드는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술이다. 순수 제조 기간만 100일이 걸리며 누룩도 백곡과 황곡을 같이 쓴다. 물은 지하수나 우물물만 사용한다. 술의 기본이 되는 송순도 4월 중순부터 5월 보름 사이에 소나무 옆가지에 난 새순만을 뜯어다가 시루에 찐 뒤 하루 동안 햇볕에 말리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밑술은 멥쌀을 깨끗이 씻어 하룻밤을 물에 재운 뒤 건져내어 가루를 만들고 누룩과 혼합한다. 밑술에 쓰는 누룩은 백곡으로 밀을 갈아 체로 쳐서 기울 조각을 완전히 제거한 것만 사용한다. 여기에 물을 혼합해 6일의 숙성 기간을 거치면 밑술이 완성된다.

덧술은 찹쌀로 고두밥을 쪄서 황곡을 넣고 5시간가량 물에 불린 송순과 밑술을 넣어 함께 혼합한다. 그것을 땅 속에 묻힌 술독에 넣고 13일 정도 숙성시키면 알코올 농도 18도 내외의 덧술이 완성된다. 보통의 청주는 여기서 제작 과정이 모두 끝나지만 송순주는 여기에 소주를 합친다.

소주는 멥쌀로 찐 고두밥과 누룩으로 발효시켜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청주를 소줏고리에 넣고 40도 내외의 독주로 내린다. 18도의 청주와 40도의 소주를 혼합한 뒤 70일 정도 발효하면 알코올 농도 30도의 송순주가 완성된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나무는 소나무다. 많은 만큼 그 쓰임새 또한 다양하다. 농사에서부터 집안 살림살이, 아궁이를 지피는 땔감에 이르기까지 우리 생활 곳곳에서 소나무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입에 넣을 양식조차 구하지 못하던 시절에는 소나무 껍질로 목숨을 이어가기도 했다.

모악산(母岳山)을 끼고 있는 김제 지역도 궁핍한 시절 소나무로 연명하였고, 소나무를 재료로 한 여러가지 음식들이 발달하였다. 소나무를 재료로 한 술 또한 다양해 송근주·송화주·송실주·송엽주·송순주 등 명성 높은 술만 다섯 가지나 되었다. 이를 한 데 묶어 ‘오송주’로 불렀다. 그밖에 알려지지 않은 술까지 합하면 소나무를 재료로 한 술은 셀 수 없이 많다. 그중 으뜸은 송순주이다. 술맛뿐만 아니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가는 정성에 있어서도 송순주를 따를 술이 없다.

김복순은 1987년 4월 송순주가 국가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되면서 제조 기능보유자가 되었다.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송순주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는데, 그 중 송순을 다루는 법에 대해서는 “송순을 깨끗이 씻는데 살짝 삶아 솔향기가 가시지 않게 하고, 밥과 송순은 얼음같이 식은 후에 넣는다. 여러 말을 하려면 쌀, 누룩, 송순, 소주를 갑절로 늘리면 된다.”라고 적혀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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