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21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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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문헌/단행본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교철 |
[정의]
1988년에 도서 출판 청맥에서 간행한, 전라북도 순창군 출신의 시인 김영의 시집.
[편찬/간행 경위]
『깃발 없이 가자』는 1988년에 『창작과 비평』에 「한 줌의 흙」 등 시 5편으로 등단한 김영의 첫 번째 시집으로, 그해 11월에 도서 출판 청맥에서 발간되었다.
[구성/내용]
『깃발 없이 가자』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1950년에서 1954년까지의 삶을 엮은 ‘전쟁 시초’, 제2부는 1954년에서 1964년까지의 삶을 담은 ‘옥중 시’, 제3부는 1978년에서 1988년까지의 삶을 엮은 ‘음지’, 제4부는 1965년부터 1978년까지 순창에서의 삶을 담은 ‘농촌 시초’, 제5부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신길동에서의 과일 행상을 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리어카행’을 담았다.
김영은 『깃발 없이 가자』를 내면서 ‘분단으로 인해서 가장 비참한 희생양이 된 자신의 발자국이자 자서전격인 이 시집을 여전히 조국이 분단된 그대로의 상황에서 내놓는다는 것이 몹시 부끄럽기조차 하다. 분단 시대의 주역으로 살았던 우리 세대가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다음 세대로 미루고 말았다는 죄책감 바로 그것 때문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분단의 비극을 직접 감내해 온 삶의 아픔과 분단에 대한 처절한 통한의 내용을 담고 있다.
김영은 자전적 삶의 이야기를 시로 엮었다. 『깃발 없이 가자』에 수록된 시들은 ‘피아노가 있는 아늑한 서재에서 행복하게 쓴 시가 한 구절도 없는’, 총소리 요란한 전쟁터에서 피 묻은 수첩에 기록한 작품이거나 감방에서 대젓가락 끝으로 휴지 조각에 쓴 시이다. 출소 후에는 비닐하우스에서, 수레를 끌면서 작품을 썼으며, 당시의 사회 현상과 시인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의의와 평가]
시인 고은(高銀)은 서평을 통해 “민족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채 거슬러 온 우리 역사에 대한 가차 없는 분단 모순을 허식 없는 노래의 실감으로 가슴을 치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남부군」의 저자 이태는 “형제조차 외면하는 차가운 눈초리들을 견디며 얼어붙은 응달 속을 살아왔던, 리어카를 끌면서도 시를 잊지 않았던 영원한 문학청년에게, 버림받은 영혼들을 위해 비극을 통곡하자”고 연민의 정서를 호소하고 있다. 문학 평론가 김병걸은 “우리는 김영이 민족 모순과 분단의 중음신을 극복해야 한다는 뜻에서 계속 시 쓰기를 바란다. 망가진 리어카를 끌고 가다 골목길에서 쓰러져도 시 쓰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분단의 통한을 가슴에 안고 이 시대를 정직하게 살았다는 산 증거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