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00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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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文學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시대 | 조선/조선 전기,조선/조선 후기,근대/개항기,근대/일제 강점기,현대/현대 |
집필자 | 장교철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언어와 문자를 매체로 표현하는 창작 활동.
[고전 문학]
전라북도 순창군에서 본격적인 문학의 태동은 조선 전기의 문신 신말주(申末舟)[1429~1503]의 십로계(十老契)로부터 시작하였다. 신말주가 주축이 되어 노년에 노인 열 명과 계회(契會)를 맺고 십로계라 이름 지어 계의 연유와 목적, 성격과 행동 등을 적은 서문을 쓰고, 열 명의 노인들의 인물도와 경구시를 첨주한 계첩 열 벌을 만들어 활동하였다. 이는 현재 『신말주 선생의 십로계첩』[전라북도 유형 문화재 제142호]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순창군 순창읍 가남리의 귀래정(歸來亭)[전라북도 문화재 자료 제67호]에는 서거정(徐居正)[1420~1488]의 「귀래정기(歸來亭記)」와 강희맹(姜希孟)[1424~1483]의 「귀래정」, 그리고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1510~1560]가 쓴 「영귀래정(詠歸來亭)」의 편액이 있다.
또한 순창군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소설 「설공찬전(薛公瓒傳)」이 발견되면서 순창군의 문학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 채수(蔡壽)[1449~1515]의 「설공찬전」은 설공찬(薛公瓒)이 죽어 저승에 갔다가 그 혼이 돌아와 남의 몸을 빌려 수개월간 이승에 머물면서 들려준, 자신의 원한과 저승에서 들은 이야기를 주요 내용으로 삼고 있다.
「설공찬전」은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도 그 제목이 여섯 번이나 등장할 정도로 당시에 논란이 되었던 책으로, 제목만 전해 내려오다가 극적으로 소설의 원문이 발견되었다. 1996년에 서경 대학교 교수 이복규가 이문건(李文健)[1494~1567]이 쓴 『묵재 일기(默齋日記)』[총 10책]를 검토하던 중 3책의 이면에 바로 이 「설공찬전」의 국문본이 기록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문건은 중종(中宗)과 명종(明宗) 대에 활약한 학자로, 채수와 거의 비슷한 시기를 살다 간 인물이다. 조선 시대에는 종이가 귀하여 책의 이면에 다른 내용을 기록한 사례가 많이 보이는데, 잃어버린 소설 「설공찬전」도 『묵재 일기』의 안쪽 면에 숨겨져 있다가 무려 500년 만에 빛을 보게 되었다.
대부분의 고전 소설과 달리 작자가 확실한 「설공찬전」은 조선 시대 최대의 필화(筆禍) 사건을 일으킨 작품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설공찬전」에 대한 금지 조치와 함께 작자 채수에 대한 처벌 논의가 여러 차례 등장하는데, 마찬가지로 작자가 확실한, 역적으로 몰려 비참하게 사형당한 허균(許筠)[1569~1618]의 「홍길동전(洪吉童傳)」 같은 사회 소설이 실록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설공찬전」에 등장하는 인물은 설씨(薛氏) 집안의 사람들로 모두 다섯 명이다. 설공찬의 증조부인 설위(薛緯), 설공찬의 아버지인 설충란, 숙부인 설충수, 설공찬이 몸을 빌린 사촌 동생 설공침, 그리고 이야기의 주인공인 설공찬이다. 그런데 순창 설씨(淳昌薛氏)의 족보를 살펴보면, 설위는 대사성(大司成)을 지낸 실존 인물이며 설위의 아들인 설충란과 설충수도 족보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설공찬이나 설공침은 족보에 나오지 않는다.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적절히 배치되어 있는 것인데, 이처럼 실존 인물을 소설 속에 등장시킴으로써 독자들을 좀 더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 것은 「전우치전(田禹治傳)」이나 「홍길동전」, 「임경업전(林慶業傳)」 등과 유사하다.
[순창 출신의 문인과 문학 단체]
현대로 넘어오면서 시인 김영이 빨치산 투쟁으로 투옥되면서 자신의 삶을 기록한 「벽과 인간」으로 1965년 8월에 『신동아』 복간 기념 논픽션(nonfiction)에 응모하여 우수상을 받았다. 심사는 소설가 선우휘(鮮于煇)가 맡았는데 당시 상금은 5만 원이었다. 1950년대에 『한국 일보』와 『동아 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시인 권일송(權逸松)은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는 작품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1970년대에는 수필가 선산곡 등 순창 읍내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물레방아 글 모임이 시인 고(故) 김웅을 지도 교사로 하여 시 창작 활동과 시화전 개최 등을 시작하였으나 3년 만에 해체되고 말았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순창군 출신의 문인들이 전국 각지에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하였다. 시인 최영은 군산 문인 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군산시의 문학 활동을 주도하기도 하였고, 전주시에서는 수필가 김경희와 시인 양병호가 활발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수필가 서정환은 신아 출판사를 경영하면서 『문예 연구』, 『수필과 비평』 등 본격적인 문학잡지를 발간하여 전라북도 문단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순창군과 연고가 있는 김경희, 선산곡, 장교철, 정재영 작가가 회문 동인을 결성하여 전라북도 문단 동인회의 모범 사례를 보여 주고 있는데, 2014년 현재 동인지 제2호를 발간하였다. 광주광역시·전라남도 지역에서는 시조 시인 이구학과 수필가 조동희가 각종 문학 단체 활동을 하면서 주목받는 작품을 발표하였고, 목포시의 시인 박달재는 전라남도 문학상을 받았으며 목포 문인 협회의 임원 활동을 하고 있다.
1992년에는 순창 문학회 발기 위원들이 모여 본격적인 순창군의 문학 시대를 열었다. 동년 9월 25일에 발기 위원 임선광과 설임수, 문치현, 선대규, 김재수, 장교철 등이 순창 농협 회의실에서 순창 문학회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다. 2002년에 순창 문학회는 한국 문인 협회 순창 지부로 인준을 받아 법인체로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매년 1회 『순창 문학』을 발간하고 있으며, 문학 기행과 출향 문인 초청 행사, 초등학생·중학생·고등학생 백일장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또한 문화원 등 관내 각종 사회단체와 공동 주관으로 시화전 등 많은 행사를 개최하여 순창군의 문학을 선도하고 있다. 2012년에는 순창군과 순창 공공 도서관에서 창작 교실을 개설하여 군민들에게 창작 기회를 제공하고, 기성 작가를 강사로 초빙하여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시인 이서영이 대표로 있는 순창 매운향 문학회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