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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면 벚꽃이 눈처럼 흩날리고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6B010103
지역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 청도리 동곡마을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진 희

봄이 되면 금평저수지에서 금산사를 연결하는 금산사로에는 터널처럼 늘어선 벚꽃나무에서 ‘순결’, ‘정신의 아름다움’ 등의 꽃말을 지닌 벚꽃이 함박눈처럼 휘날리며 장관을 이룬다.

전국 각지에 조성된 벚꽃길의 유래는 제각기 다르나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심어진 것이 많다. 인근의 군산 지역만 해도 1899년 개항과 함께 들어온 일본인들의 손에 의해 수탈의 전진 기지를 상징하듯 벚꽃이 심어졌다. 이후 군산 벚꽃길은 1975년 재일교포들이 기증한 나무들과 도·시·국비로 재조성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축제로 거듭난 벚꽃의 향연]

동곡마을 주변의 경우 단정한 금평저수지의 경관과 수변 문화 체험 공간 주변에 설치된 조명 덕택에 한층 더 벚꽃길의 환상적인 자태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라 이목을 끈다.

특히 2008년부터는 인근 금산사에서 ‘모악산 명산 만들기’ 일환으로 모악산 벚꽃축제가 개최되어 풍물패 길놀이, 노래자랑, 품바 공연, 사진 전시회,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볼거리를 상춘객들에게 제공하였다.

지난봄에 금산사로를 찾았다는 정재원 씨는 하늘을 가릴 듯이 만개한 꽃잎을 짙게 기억하고 있었다.

“친정에 왔다가 가족들과 드라이브삼아 가봤는데 벚꽃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모습이 숨 막힐 듯 아름다웠어요. 오가는 사람들 얼굴에도 꽃이 핀 거 같았어요.”

한편, 동곡마을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종기[1963년생] 씨는 사시사철 벚꽃이 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경꾼들 때문에 사람들이 넘쳐나서 이때만큼은 마을이 사람 사는 것 같고 장사도 제법 잘되기 때문이란다. 근래에는 금평저수지에 낚시를 하러 찾아오는 이들도 없고, 딱히 외지인들의 방문을 기대할 기회가 적어서 벚꽃축제가 상인들에게는 유일한 대목이 되고 있다.

물론 상인들과 달리 외부인들이 몰려와 마을이 어수선하고 지저분해지는 일들이 많아서 관광객들의 유입이 그다지 달갑지 않다고 말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지만, 주민들 대부분은 마을의 향토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만 보존된다면 벚꽃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도 싫어할 까닭이 없다는 반응이다. 동곡마을 벚꽃길이 오랜 시간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방문객과 현지인 그리고 관계 당국 모두의 유기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정보제공]

  • •  정재원(여, 1976년생, 경기도 성남시 거주)
  • •  이종기(남, 1963년생, 청도리 동곡마을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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