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결혼, 퇴직 등 연이은 과정을 거친 것이 어떤 이에게는 산 정상을 오른 후 내려가는 과정을 의미하겠지만 어떤 이에게는 기껏해야 산허리에 쳐 놓은 베이스캠프에 지나지 않기도 하다. 꿈이라는 것은 나이, 성별, 국적을 불문한다. 물론 때때로 일정 분야에 매진하다가 기대치 못한 결과에 짐짓 경직되기도 하지만 막연하고 향방 없는 움직임은 꿈을 품은 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내 새...
동곡마을 주민들의 종교, 철학, 삶의 모습은 각기 서로 다르지만 이들에게는 미래를 향한‘꿈’이라는 바람이 불고 있는 듯하다. 1980년 동곡마을에 동심원을 조성한 송재욱[1941년생] 씨 역시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건실하게 키워 나가고 있다. 그는 1987년 독도의 유일한 주민이었던 최종덕 씨가 사망해 독도가 무인도가 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고 서둘러 울릉도로 향해서 당시...
신앙은 그것을 믿는 사람들의 행동에 스며들어 구석구석 영향을 미친다. 때로는 행동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정신을 붙들기도 한다. 동곡마을 전 이장이자 3대째 증산 신앙을 믿고 있는 김재열 씨와 아내 김영애 씨 부부의 밭에는 향긋한 부추가 가득 심어져 있다. 김재열 씨가 간과 신장에 좋아 ‘간의 채소’라고도 불리는 부추를 재배하게 된 것은 어려서부터 믿었던 증산 신앙의 영향...
1990년 전까지만 해도 도심에서 시골을 찾아 내려가면 방송이나 잡지에서 마치 기인이라도 나타난 듯 호들갑을 떨며 일거수일투족을 쫓아서 그려내기 바빴다. 하지만 어느새 귀농은 새로운 삶의 대안으로 인식되었고, 이러한 움직임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동곡마을에도 번다한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한적한 삶을 찾아 유입한 이를 만날 수 있었다. 마을회관을 지나 마을 안쪽으로 1㎞가량...
“영화 「서편제」를 보면 아들이 아비한테 ‘그까짓 소리를 하면 쌀이 나와요 밥이 나와요?’하고 대드는 장면이 있어요. 그러니깐 아버지가 ‘야 이놈아. 득음만 해 봐라. 부귀공명보다도 좋고 황금보다도 좋은 것이 소리여.’ 하고 호통을 치지요.” 쪽머리를 곱게 하신 분께 어떻게 원불교 교무가 되기로 결심하셨는지 연유를 묻자 마치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영화의 한 장면을 먼저 쏟아낸다....
원심원 아래에 위치한 이병환[1940년생] 씨 집에 들어서니 문틈으로 먼저 워낭 소리가 흘러나온다. 발길을 옮겨 보니, 바로 옆 축사에는 2006년에 태어난 어미소부터 ‘11월 18일’이라고 불리는 이름의 한 달도 채 못 돼는 송아지까지 모두 7마리의 소가 있고, 그 옆으로는 불이 지펴진 아궁이 위로 여물 끓이는 큰 솥이 올려져 있다. 여물통에 쇠죽을 부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