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2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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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塔 |
이칭/별칭 | 조탑,조산,마을 탑,누석단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집필자 | 김형준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마을의 터를 비보할 목적으로 마을 공간에 쌓은 돌탑.
[개설]
마을 돌탑은 마을의 풍수상 허(虛)한 방위를 막거나 끊어진 산의 지맥을 연결하기 위하여 쌓은 돌탑이다. 마을 돌탑을 쌓고 관리하는 주인공은 마을 주민이다. 돌탑은 그동안 누석단(累石壇)[돌무더기]이라고 불러왔고, 고대 국가에서 성역의 표시로 알려진 돌무더기라는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다. 1930년대 초기 민속 연구를 하던 학자들이 돌탑과 누석단을 동일시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나, 실상 돌탑과 누석단은 다르다. 돌탑은 자연석 강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만든 탑이며, 누석단은 돌을 한 곳에 던져서 자연스럽게 쌓여진 돌무더기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1930년대에 성행하였던 누석단과 마을 돌탑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여전하다. 1930년대 초 누석단에 대하여 처음으로 글을 쓴 손진태(孫晋泰)는 몽고의 오보와 돌탑이 흡사한 경계 표시의 상징물로 보았고, 몽골의 오보처럼 원시 신앙의 대상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누석단은 원시 부족 사회에서 투석전을 하는 무기로서 사용하는 돌들을 마을 입구에 모아 놓은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원시 부족 사회부터 내려왔다는 돌탑은 없다. 왜냐하면 마을에 세워진 돌탑의 역사는 마을의 역사와 함께 하는데, 순창 지역의 마을은 현재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마을이 고려 후기에 조성된 동계면 구미리인데, 대체로 전통마을은 300여 년 정도의 마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그러한 마을에 돌탑이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돌탑과 누석단의 구분]
돌탑과 누석단은 위치하는 지점의 구분으로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돌탑이 마을 입구 또는 마을 안에 위치한다면, 누석단은 마을 주변 고갯마루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을 돌탑은 마을의 터에 위치하고, 누석단은 마을의 내외 경계 지역인 고갯마루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양자의 성격이 전혀 다르다. 마을 돌탑은 마을의 터를 눌러 주는 의미에서 조성된 풍수 비보와 관련이 있고, 누석단은 마을 안팎의 경계 표시물로서 돌무더기라고 할 수 있다. 이 마을 경계에 놓인 돌무더기를 누석단, 서낭당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돌무더기는 몽골의 오보와 흡사한 면이 있다. 마을 돌탑을 누석단 및 몽골의 오보와 연결시킬 수는 없다.
[우리나라 돌탑의 분류]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돌탑은 산간 내륙 지방과 제주도에 분포한다. 돌탑은 대체로 계단식 적석탑과 원추형 돌탑으로 분류할 수 있다. 계단식 적석탑은 방형의 기단 위에 3층에서 5층까지 방형으로 돌을 쌓은 적석탑인데 안동, 의성, 문경 등 경상북도 일원에 분포하고 있다. 원추형 돌탑은 한반도 내륙 산간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계단식 적석탑은 사방에 불상이 놓인 감실이 있어 불교적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쉽게 판단할 수 있으며, 복발과 같은 원추형 돌탑도 불교적인 요소가 강하게 배어난다. 계단식 적석탑이 사찰의 석탑과 다른 것은 불사리탑이 아니라 밀교 계통의 기원 탑이기 때문이다. 사탑은 사리탑으로 사찰 안에 있으나, 돌탑은 비보 탑으로 마을 안에 있다. 원추형 돌탑도 감실 형태의 건축 양식이 나타나 밀교 관련 돌탑 문화재로 보아야 한다. 돌탑도 고려 시대 밀교의 전래와 동시에 한반도에 전래해 온 것으로 보인다.
[순창 마을 돌탑의 특징]
순창 지역에 분포하는 마을 돌탑은 모두가 원추형이며, 원추형 탑 상부에 1~2기의 입석을 세워 놓은 특징을 보여 준다. 계단식 적석탑과 원추형 탑은 고려 시대 밀교 전래와 함께 한반도에 전파된 것으로 보이며, 고려 후기 마을 형성과 함께 풍수 비보 기능의 마을 돌탑으로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전라북도에는 남원, 장수, 진안, 순창, 완주 등이 돌탑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순창군도 내륙 산간 지역의 돌탑과 같은 계통이다.
순창의 돌탑을 살펴보면 순창읍[복실리 돌탑], 구림면[월정리 닭사래 돌탑, 방화리 속리 돌탑, 금창리 금상 돌탑, 운남리 남정 돌탑, 구곡리 동정자 돌탑], 금과면[매우리 밭매우 돌탑], 동계면[수정리 내촌 돌탑, 어치리 돌탑, 동심리 아동 돌탑, 내령리 강촌 돌탑], 인계면[탑리 돌탑, 도룡리 팔학동 돌탑, 도룡리 정산 돌탑, 세룡리 돌탑, 도룡리 도사 돌탑], 팔덕면[장안리 돌탑], 풍산면[우곡리 돌탑] 등 거의 순창군 전역에 분포하고 있다.